[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바른미래당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이 반당권파의 수장인 유승민 전 대표를 ‘검은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뒤에서 조종하지 말고 앞으로 나와라”고 요구했다. 이에 혁신위는 ‘검은 세력’이 유 전 대표가 아닌 손학규 대표라고 반박했다.
주 전 위원장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래부터 검은 세력은 없다. 하지만 어둠 속에 있으면 검게 보인다”며 “(유 전 대표는) 뒤에서 조종하지 마시고 앞으로 나오셔서 지도자답게 위기의 이 나라를 구할 야당 재건의 길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주 전 위원장은 “계파의 수장이 가장 강경한 입장이고 또 개입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또 스스로도 체감해 지난 7월 7일 저녁 이혜훈 의원이 만든 자리에서 어떤 절충과 담판의 큰 기대를 갖고 나갔으나 그 자리에서 크게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 전 대표에게 “지도부 교체 외에 다른 혁신안들은 모두 사소하고 가치 없는 것이라고 말하셨다. 야권 재편의 방향과 방법이 결국 문제의 핵심이니 토론과 논쟁을 불러일으키자는 제 말씀대로 했다면 지금쯤 멋진 승부가 펼쳐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전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에 혁신위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혁신위는 “혁신위원들을 회유하고 종용한 검은 세력은 바로 주대환 위원장”이라며 혁신위 출범 직후인 지난 7월 3일 주 전 위원장이 권성주 혁신위원장을 회의장 밖 별실로 불러 나눈 이야기를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주 전 위원장은 혁신위원들에게 “(손 대표 퇴진에 대한) 자기 제안을 들어주면 어떻게든 만들어내겠다’, “나는 지금 손 대표의 뒤통수를 치는 거다” 등의 발언을 했다.
또한 혁신위는 주 전 위원장을 겨냥해 “일말의 책임감도 없이 도망치듯 사퇴해버린 주 전 위원장께서는 총선 승리와 당의 혁신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혁신위원들을 ‘검은 세력’의 꼭두각시, 계파의 전위대 등으로 심각하게 모독한 것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달라”며 “정치인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혁신위는 “혁식위를 회유하고 종용한 주 전 위원장 배후엔 손 대표가 있다”며 “현재 우리당은 창원 보궐선거의 불법 여론조사로 고발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위는 불법여론조사에 관련된 당직자 징계에 손 대표가 개입해 해당 당직자의 징계를 철회시켰다는 한 당직자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히며 손 대표가 당무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위는 손 대표에게 “당규는 마음대로 오용하고 임의적용 해버려도 되는 장난감 같은 것인가. 이젠 손 대표님이 나서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