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신 실권 총리 노리나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0일 이른바 손학규 선언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국내각을 제안하면서 "독일식 총리중심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내년 총선을 통해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하는 제3지대를 탄탄하게 구축하자는 의미에서 한국당이나 대안정치연대와의 통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손학규 선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에게 "지금과 같이 국난이라고 불리어지기까지 하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 국민적인 힘과 지혜를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모아야 한다"며 "거국 내각을 구성해 나라의 위기를 극복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국무총리를 경질할 때가 되면 야당과 협의해서 국무총리와 주요 장관을 임명하는 절차를 실행해 달라"며 "거국 내각과 함께 장관 인사 등 주요 국사를 위해서는 야당을 포함한 국가 원로로 구성된 가칭 국가통합위원회를 만들어서 국론을 수렴하고 통합하는 방안도 고려해 달라"고 했다.
손 대표는 당의 향후 비전과 방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거국내각 제안과 무관치 않았다. 손 대표는 "새로운 정치, 제3의 길을 수행하기 위한 새 판 짜기에 들어가겠다. 바른미래당이 중심에 서는 빅텐트를 준비하겠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그 첫걸음이고, 국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인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독일과 같은 총리중심제가 바람직하겠지만 대통령제에 익숙한 국민정서를 감안해 ‘2원집정부제(외교‧국방을 담당하는 대통령은 국민이 뽑고 내정을 돌보는 국무총리는 의회가 선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의 희망이 현실화된다면 국가권력의 중심이 총리에게 넘어가고, 바른미래당이 거국내각에서 총리를 맡을 공산이 크다. 손 대표가 대통령 대신 실권 총리로 목표를 전환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해석을 우려한 듯 그는 "저에게 비례대표를 차지하려고 한다든가, 국무총리를 원한다든가 하는 말을 하는 분들은 손학규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편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과 관련해 제기되는 다양한 정계개편 시나리오와 관련해서는 "한국당이나 대안정치연대와의 통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바른미래당이 한국당으로 보수대통합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그것은 양당정치로의 회귀, 구태정치로의 복귀일 뿐"이라며 "민주평화당 또는 대안연대와 통합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제4당, 제5당은 극단의 이념 정당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이 블루오션이다. 제가 나서서 안철수·유승민을 끌어 들이겠다"며 "손학규와 안철수, 유승민이 함께 화합해서 앞장서면 다음 총선은 우리의 승리가 될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총선과 관련해서는 여성과 만50세 이하 청년들로 공천의 50% 이상을 채우고, 비례대표 공천도 상향식으로, 100% 국민참여 공천을 실싷 또 온라인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를 도입하고, 블록체인으로 공천을 관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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