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지난해 이어 올해도 베스트셀링카 모델 톱10 독식 중
내수 집중 전략·완벽한 라인업 구축·노조 문제 해결·경쟁사와 수입차 부진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올해 들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의 기세가 놀랍다. 최근 임단협 무분규 합의와 타 경쟁사를 비롯한 대외적 여건까지 겹쳐 시장 지배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 같은 현대·기아차의 반등엔 이유가 있다. 우선 현대·기아차의 부진 이유로 꼽혔던 라인업 부재가 완전히 해소됐다. 그동안 전세계 시장에서의 부진은 SUV 등 RV 차량이 대세인 최근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했던 것도 한 몫 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국내에서 잘 팔리는 차종 10위를 싹쓸이 하고 있다. 올해 1~7월 동안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그랜저로 지난해에 이어 인기를 구가하고 있고 새롭게 출시된 쏘나타는 2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싼타페와 카니발, 아반떼, 팰리세이드 등 현대·기아차가 독식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에도 그랜저와 싼타페, 카니발이 1~3위를 차지했고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10위권 내 5개 차종의 이름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16년 10위권 내 한국지엠의 스파크와 르노삼성차의 SM6, 쌍용차의 티볼리 등 경쟁사의 모델이 이름을 올렸던 것과는 대조적이 모습이다.
SUV 등 부족했던 모델의 출시와 함께 각 틈새시장마저 완벽히 메우며 물샐 틈 없는 라인업을 구축한 것도 한 몫 했다. 경차나 소형 SUV, 대형 SUV 등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모델을 차례로 출시하며 타 완성차업체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최근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소형 SU 시장에 베뉴와 셀토스 등 신차를 선보였고, 팰리세이드 등 대형 SUV 역시 수익성 개선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올해 출시된 신차는 각 세그먼트에서 점유율 1위를 구가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다른 업체 대비 다소 빠른 주기를 가져가는 것도 점유율 확대의 요인이다. 상품성개선모델이나 풀체인지 주기가 타 업체 대비 빠르고, 현대·기아차가 순차적으로 차종별 신차를 선보인 것도 반등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매년 잠재리스크로 분류되며 막대한 손실을 입혔던 노조가 지난해 빠른 임단협 타결에 이어 올해는 무분규 합의에 도장을 찍었다. 노조가 강성노조와 귀족노조로 굳혀진 이미지 탈피에 나선 것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에서 완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오히려 현대·기아차의 독주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BMW의 화재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추락과 올해 일본차 불매 운동까지 더해져 현대·기아차에게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다. BMW와 일본 브랜드는 판매를 확대해나가던 상황에서 불의의 일격을 맞은 상황이어서 현대·기아차는 상대적 수혜자가 됐다.
현대차그룹의 판매 전략도 내수 반등에 크게 작용했다. 최근 중국과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 세계 대부분의 완성차업체들이 전년 대비 판매량이 줄고 있고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등 부진을 면치 못하는 시장에서 무리하지 않고 내수 시장에 집중하면서 실속을 챙겼다. 다른 경쟁업체가 신차 부족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공격적 라인업 배치로 고객 이동을 주도했다.
미래차 부문에서도 타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수소전기차 부문은 전세계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시장이 친환경차로의 전환기를 맞게 되면 시장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수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