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지난 해 롯데그룹 계열사의 제품공급을 미끼로 소셜커머스 업체로부터 거액을 가로채 피소당했던 롯데가(家) 3세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이헌상)는 3일 롯데그룹의 제품을 공급해주겠다며 유명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으로부터 이행보증금 5억원을 가로챈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로 고소당한 범 롯데가 3세 신형근씨에 대해 지난달 말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신 씨는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방계조카이자 그룹 계열사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대행 신동인 사장(전 롯데쇼핑 사장)의 아들로 IT서비스 회사 (주)케이코를 운영한 바 있다.

검찰은 또 신 씨와 함께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 엔젤프라이스 총괄사장 김모씨(별건구속)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씨 등은 지난해 3월 롯데그룹 계열사 제품을 전문으로 공급하는 소셜커머스 사이트 ‘앤젤프라이스닷컴’을 준비 중이었으며, 이들은 당시 소셜커머스 선두업체인 쿠팡을 상대로 “신씨가 그룹 최고경영층의 자제이고 우리가 할 사업은 롯데그룹 차원에서 밀어주는 것”이라며 “쿠팡이 우리와 제휴하면 롯데 계열사 상품을 독점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향후 합병까지도 추진할 것”이라며 귀뜸했다.

이들은 또 롯데 계열사에서 매월 순 매출액 15억원 이상씩 나는 인기 상품을 쿠팡에 공급하겠다는 약속했으며, 이에 쿠팡 측은 제안을 받아들여 이행 보증금 명목으로 5억원을 건넸으나 제품 공급이 이뤄지지 않자 지난 해 1월 신 씨 등을 검찰에 고소했다.

이들이 쿠팡으로부터 받은 5억원은 김 씨가 보유한 타 회사의 채무 변제와 소송 비용 등으로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씨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쿠팡과 합의한 점과 개인적으로 이익을 취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신 씨는 지난 2011년 1월 케이코하이텍을 인수하며 세간에 알려졌으며, 이후 케이코하이텍의 자회사인 케이코를 통해 같은 해 4월 롯데그룹계열 30여개사와의 제휴해 소셜커머스 사이트인 ‘앤젤프라이스닷컴’을 오픈한다고 예고했다.

신 씨가 신격호 회장 친인척 위세를 업고 소셜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는 가 했지만 끝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