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주관 평가 7년 연속 최고등급 기관 선정돼 논란
한전, 권익위 주관 공공기관 반부패 경쟁력 평가결과 7년 연속 최고등급 기관 선정 지난해 각종 비위행위로 정치권 등 비난 쇄도...관료출신 새 수장 경영 정상화에 주목
[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지난해 각종 비위행위로 구설에 올랐던 한국전력공사(사장 조환익‧한전)가 지난 4일 반부패 경쟁력 최고등급기관에 선정돼 뒷말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한전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2012년도 공공기관 반부패 경쟁력 평가결과 최고 등급을 달성하였으며, 공기업 중 최초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 연속 최고등급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권익위에 따르면 반부패 경쟁력 평가는 ▲반부패 인프라 구축 ▲정책투명성·신뢰성 제고 ▲부패유발요인 제거·개선 ▲공직사회 청렴의식·문화개선 ▲부패사례방지 및 신고 활성화 ▲종합청렴도 ▲청렴도개선 정도 등 7개 부문을 평가하여 기관유형별로 평균점수를 기준으로 5개 등급(Ⅰ등급∼Ⅴ등급)으로 구분한다.7개 부문 평가에서 한전은 비위행위로 징계 처분을 받은 자는 재직기간 중 부조리 발생 개연성이 높은 직위·직무에 보직을 금지하는 규정을 제정하고, 국내 공기업 최초로 2012년 7월 ‘한국전력 공급자 행동강령’을 제정·시행하여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라 윤리규범을 고도화 한 것에 대하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또한 한전은 청렴업무 전담 조직인 청렴윤리팀을 조직·운영하여 내부감사 및 부패방지 업무를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조직 내 부조리 예방을 위한 특별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 상임감사위원 직속의 상설감찰기구인 기동감찰팀을 운영하는 등 청렴 윤리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점을 인정받았다.부패 온상지로 떠오른 한전 ‘뭇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각종 비위행위가 드러나 정치권과 시민단체들로부터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한전이 과연 반부패 경쟁력 최고등급기관으로 선정된 것이 말이 안 된다는 반응이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다른 공기업들의 부패 정도가 심하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한전은 여야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전력 국정감사에서 지난 2010년부터 2011년 6월까지 한전 임직원 및 검침원이 전기 사용량 등을 조작해 전기요금을 면탈해 적발된 사례가 총 13건에 달하고 이로 인해 11명이 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이 의원에 따르면 한전 직원들은 직업적 전문성을 활용, 계량이 안 되는 케이블 선에 무단 연결하거나 저렴한 심야전력으로 인식되도록 스위치를 조작했다. 또 저렴한 농업용 또는 일반용 전기를 끌어와 주택용으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수법을 활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실제 광주광역시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지난 10년 동안 누진제가 적용되지 않는 저렴한 일반용 전기를 사용하다 적발됐다. 이 직원은 징계 3개월을 받는데 그쳤다.또, 한전은 감봉 시 급여상 불이익이 1/60 감액 지급에 불과해, 사실상 징계의 효과가 극히 미미했다. 발전사들은 대부분 50% 감액을 시행하고 있는 것에 비해, 전력 관련 기관 중 가장 낮은 불이익 수준을 보이고 있다.이 의원은 “한전 직원이 직업적 전문성을 활용해 전기를 도둑질한 것은 업무상 횡령과 배임에 해당해 민간 기업에서는 즉각 고발조치 했을 사건임에도, 자체 징계수위는 감봉, 정직 등 솜방망이 처벌에 불과했다”며 “한전의 자체 위약적발 점검 시스템은 사실상 무용지물임이 드러났고, 동료직원들은 전기도둑질을 눈감아주는 등 공사 전반에 도덕불감증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게다가 한전은 불합리한 회계로 원가를 부풀린 의혹도 받았다. 국회 예산처의 결산 평가에 따르면 한전은 자회사 운영이나 투자자산 매각을 통해 얻은 이익을 요금 원가계산에서 뺐다. 그 금액이 5년간 1조29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그만큼 원가보상율이 실제보다 낮아졌다고 볼 수 있는 요인이다.이 뿐만이 아니다. 한전의 자회사인 한국동서발전(사장 장주옥)은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2012년 노사문화 우수기업’ 자격을 박탈당하는 망신을 당했다.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한국발전산업노조 등에 따르면 노동부는 지난해 10월 동서발전에 대한 ‘노사문화 우수기업’ 인증을 재심사한 결과 취소 결정을 내렸다.이에 따라 3년 동안 정기 근로감독 면제, 세무조사 1년 유예, 기업 대출금리 우대 등의 혜택도 모두 물거품이 됐다.관료출신 신임 사장, ‘비리 한전’ 재정비
한전은 조환익 전 산업자원부 차관을 신임 사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체제 구축에 나섰다.업계는 조 신임 사장이 전력수급과 전기료 인상 등 당면한 현안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우선 올 겨울 전력수급 안정이 최우선 과제이다. 예년보다 이른 한파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린 한전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전에 위조 부품이 납품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악의 가동중단 사태를 빚는 등 국민들의 불신마저 증가했다.게다가 이전 민간인 출신 사장들이 정부와 줄곧 갈등을 입어왔던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요금문제, 또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한전의 재무상황 또한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한전은 지난 4년간 8조원의 적자를 냈으며 이같은 적자난을 해소하기 위해 한전은 총 3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역부족이었다.또 전임 사장들은 전기요금 인상 방안 외에도 해외사업과 부동산사업 등 수익 올리기에 손을 뻗쳤음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때문에 업계에서는 관료 출신의 조 신임 사장이 추락한 한전의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런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