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청와대 대공방어 시스템 개발사업의 민간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기밀을 유출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뇌물을 받아 챙긴 전 청와대 경호처 간부가 징역 1년6월에 벌금 2000만원, 추징금 2500여만원을 선고한 2심의 실형 선고를 확정 판결 받았다.8일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수뢰 후 부정처사 및 대통령경호실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56) 전 청와대 경호처 IT기획부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했다. 이씨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경호처에서 IT기획부장(정보통신전문기술직, 3급 부이사관)으로 근무했다.재판부는 “뇌물 공여자들은 ‘주요시설 대공방어시스템 개발사업’ 입찰에서 편의를 제공받을 목적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이씨 역시 청탁의 대가인 것을 알고 돈을 받았다”며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이씨는 2008년 5월 업무상 알게 된 고향 후배 이모(44) H사(인천 남동구 소재) 대표이사 등과 만나 “입찰에 성공하면 회사가 받는 연구개발비의 5%를 리베이트로 주고 수익도 추가로 배분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560만원을 받았다.H사는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해 20008년 8월 외국에 체류 중인 이씨의 딸 명의 계좌로 5000달러(560만원)를 송금했고, 2009년 1월에도 서울 종로구 소재 이씨 자택에서 현금 2000만원을 추가로 건넸다.이씨는 이 업체가 입찰에서 유리하도록 2009년 4월 경호처의 무인항공기 방어작전 내용이 담긴 문서를 H사에 넘겼다. 무인항공기는 자체 공격기능은 물론 정보수집용으로 활용되고 있어, 작전내용이 외부에 유출될 경우 심각한 보안 위협이 우려된다.이 사건에 대해 1심은 “뇌물을 적극적으로 요구했고, 업무관련성이 높다”며 징역 3년에 추징금 2500여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뇌물 수수액 전부를 반환했고, H사가 사업에 실제로 참여하지 못했다”며 징역 1년6월을 선고하면서 벌금형을 추가했다.실제, 이씨로부터 기밀 문건을 건네 받은 H사는 2009년 9월 방위사업청 등이 제안한 테러예방 핵심기술 개발 시스템 경호장비 입찰에 참여했으나 납품 업체로 선정되지는 못했다. 타 업체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입찰에 참여하고도 낙찰에 실패한 것이다.한편 경호처는 2010년 11월16일 이씨를 의원면직 처리했다. 청와대는 당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시점에 이씨를 징계하지 않고 사표를 받아줘 ‘제식구 감싸기’ 의혹도 일었다. 특히 보안사항이 민간기업에 유출됐는데도 이를 상당기간 동안 알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