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잡고 있는 ‘메트로 섹슈얼’ 열풍
[매일일보] 여자의 전유물으로만 여겨지던 외모 가꾸기가 더 이상 그녀들만의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이처럼 여성 못지않게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가꾸는 남성들, 우리는 이들을 메트로 섹슈얼(예쁜 남성)이라고 부른다.21세기 신 트렌드로 , 이젠 메트로 섹슈얼 이다. 외모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등장한 메트로 섹슈얼 열풍은 남성 화장품에 이어 패션에까지 폭 넓게 반영된다.LG생활건강 남성화장품 ‘보닌’은 남성만을 위한 미용강좌를 열었다. 이는 지난 2003년 8월 진행됐던 남성만을 위한 미용강좌에 관심이 쏠리면서 “다시 한번 미용강좌를 해달라”는 남성들의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다.지난 2003년 ‘남성들도 예뻐질 권리가 있다’라는 슬로건 아래 남성 고객을 위한 미용 강좌가 있었다. 이 행사에 100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려 당초 10명을 대상으로 계획했던 주최 측의 예상과 달리 남성들의 반응은 휠씬 더 뜨거웠다.스스로를 가꾸고자 하는 그들의 열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심지어 얼굴에 화장을 하거나 전문가로부터 손톱관리를 받기도 한다.강남 한 손톱관리센터의 점심시간에는 잠깐의 틈을 이용해 손톱을 다듬는 직장 남성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손톱을 물에 불린 뒤 깨끗이 정리하고 마사지까지 하는데 보통 30분이 넘게 걸리지만 그것을 귀찮아 하는 내색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이곳에는 하루 평균 5명의 남성이 온다. 이곳을 장기적으로 찾는 정덕남(29)씨는 “이미지상 손에 신경이 많이 쓰이고 악수도 많이 해서 2주일에 한 번 관리를 받는데 이미지 개선에 좋다”며 “저뿐만 아니라 이곳에 오는 남성들은 손질을 받고 난 후 그 모습에 만족을 한다”고 덧붙였다.또한 꽃 미남 열풍이 불면서 남성성의 상징이었던 가슴이나 팔다리에 난 털을 없애려는 남성들도 점점 늘고 있다.여성포털사이트 팟찌에서 수도권 20∼30대 남녀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남성의 86%가 겨드랑이 털을 깔끔하게 면도하거나 적당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경기침제에도 불구하고 남성화장품 시장의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자기 피부타입에 맞춰 화장품을 꼼꼼히 골라 쓰는 남성들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덕분에 주요 백화점의 남성 화장품은 지난해에 비해 10%에서 최고 30%까지 매출이 늘었다.현대백화점 이은지 화장품 판매과장은 “2000년 이후부터 남성 화장품과 향수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대도시의 고소득 계층이 밀집된 지역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이러다 보니 스킨과 로션만으로 한정되었던 남성 화장품은 미백이나 에센스, 아이크림 등 다양한 기능성 제품이 나와 그 종류만도 30개가 넘고 시장규모도 2천억 원을 넘어섰다.이에 따라 세계적 화장품 및 생활용품 업체들은 여성중심에서 벗어나 남성을 겨낭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여성들 또한 메트로 섹슈얼을 선호한다. 올해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라는 책을 낸 최재천 서울대 사회생물학 교수는 “여성들은 원래 남성미도 있으면서 다정한 시간을 보내며 아이를 함께 기를 수 있는 좀 더 감성적인 남성을 원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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