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서울시내 특급 호텔 예식장의 ‘끼워팔기’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업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정위가 호텔 예식장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조사에 들어간 것은 지난 1999년 특1급 호텔 결혼식이 허용된 이후 처음이다.15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서울 소재 21개 특1급 호텔 예식장의 끼워팔기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주 이들 호텔에 직원들을 파견해 예식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공정위가 조사에 나선 것은 호텔 예식 비용이 지나치게 높은 점과 꽃 장식 등 각종 부대비용을 소비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관행이 근절되지 않은 데 따른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예식장이 고객들을 상대로 꽃장식이나 무대 연출, 음료 등을 반드시 선택하도록 강제 했는지의 여부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한 결혼업체에 따르면 예식비용에 정확한 산출은 어려우나 일반 웨딩홀과 호텔 웨딩홀의 총 비용을 비교했을 때 많게는 약 3~4배 가량 비용 차이가 난다.실제로 예식비용이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진 호텔신라의 경우 부대비용을 포함, 하객 수 300명 수준이 주로 사용하는 영빈관의 사용료는 약 8000만원에 달한다. 영빈관 보다 규모가 큰 다이너스티홀(하객 수 최소 400명~700명 수용)의 경우 예식 비용은 더욱 올라간다.
부대비용이란 필수 결혼식 비용에 포함되는 것으로 꽃 장식과 무대장식, 식대, 폐백 등에 세금 및 봉사료를 합친 금액을 산정한 것이다.모 결혼업체는 ‘고가’로 분류되는 호텔 웨딩홀의 경우 하객수에 따라 그 비용이 천차만별 차이가 나며, 하객들에게 제공되는 식대 가격도 1인 10~20만원 사이로 꽃 장식의 경우도 최대 약 18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여기에는 부가세와 봉사료 10%가 별도로 가산되는 만큼 예식비용은 더 늘 수밖에 없다. 아울러 결혼식이 잦은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서도 예식비용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 결혼업체 한 관계자는 “꽃 장식은 생화를 사용하느냐, 조화를 섞어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값이 크게 차이가 난다”며 “꽃 장식이나 식사, 무대장식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끼워팔기라고 보긴 힘들 것 같다”고 답했다.다만 “홀 사용료를 할인해주는 대가로 일부 호텔 웨딩홀은 제휴를 맺은 드레스나 메이크업, 사진촬영 업체들과의 진행을 조건으로 달기도 하는데 이런 것들이 끼워팔기에 포함될 수는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이와 관련 서울지역 모 호텔 관계자는 “호텔 예식이다 보니 일반 예식장에 비해 단가 차이는 있지만, 고객들을 상대로 끼워팔기를 강제한 적이 없으며 고객이 요구하는 조건에 맞게끔 진행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패키지형 상품과 개별 선택형 상품을 마련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패키지 상품을 강요해 고객에 피해를 입혔다면 불공정거래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공정위는 앞으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강제적인 끼워팔기 등 불공정거래 행위와 적발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