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활동 및 예산 점수화한 ‘성적표’에 기업 부담 가중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5년을 책임질 차기 정부가 ‘경제민주화’ 공약을 내세움에 따라 재계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이에 국내를 대표하는 주요기업 총수들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 강화 계획을 밝히는 등 벌써부터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에 분주하다.하지만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각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및 예산집행 내역을 평가해 ‘성적표’를 작성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착한기업’을 선정해 사회공헌을 독려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윤리적인 차원에서 자발적 참여로 이뤄져야할 문제를 제도화 시킬 경우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지난 15일 금감원은 생명ㆍ손해보험협회와 각 보험사에 공문을 보내 2012회계연도 3분기(2012년 10~12월)부터 사회공헌 실적을 경영공시에 포함하라고 지도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각 보험사들은 분기마다 경영공시에 사회공헌 실적을 보여줄 수 있는 항목을 추가해야 한다.세부항목으로는 사회공헌 활동 비전(방향ㆍ목표 등), 주요 활동 현황, 분야별 집행금액과 봉사활동 시간ㆍ인원 등이 포함된다.당기순이익 대비 집행금액과 전체 인원 대비 봉사활동 인원 등 지표도 들어갈 전망이며,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각 회사와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이 각 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각 기업의 평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사회공헌 참여를 독려하려는 취지는 좋지만 무리한 제도화는 자칫 기업들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미 기업들 사이에 사회공헌 강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실제활동은 각 기업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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