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주택시장] “강남만 문제가 아니다… 자치구별 대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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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주택시장] “강남만 문제가 아니다… 자치구별 대책 절실”
  • 성동규 기자
  • 승인 2019.11.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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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구별 특성 고려하지 않은 대책에 효과 떨어져
시간 들여서라도 세밀하고 치밀한 대책 마련해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서울 자치구별 특성을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매매가격 상승률,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 공급 물량 등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 같은 규제를 시행해 봐야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청약 양극화가 올해 한층 더 심해졌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10대 1 이상을 기록한 곳은 전체 36곳 중 22곳(61.1%)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2개 중 17곳(77.3%)보다 줄었다.
10대 1을 넘지 못한 단지도 38.9%(36곳 중 14곳)로 지난해 22.7%(22개 중 5곳)보다 늘었다. 그러나 강남 3구에서는 청약경쟁률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급격히 치솟았다. 올해 7개 단지(1604가구)가 강남 3구에서 공급됐는데 8만114건의 1순위 통장이 몰리며 평균 49.9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4개 단지(1472가구) 공급에 3만4000여 명이 몰리며 23.46대 1을 기록, 1년 사이 경쟁률이 2배 이상 높아졌다. 강남 3구 분양가는 대부분 9억원을 넘어서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아 전량 현금이 필요함에도 1순위 청약이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출 규제의 효과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동시에 강남의 부유층보다 상대적으로 현금 보유량이 적은 다른 자치구의 수분양자는 피해를 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아파트 중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가 전체 물량의 절반(48.8%)에 달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의 92.2%가 강남 3구에 쏠려있었으나 올해는 강북의 비율이 45.4%로 큰 폭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서울은 택지지구 물량이 전혀 없어 공공이 나서 분양가를 조정할 여지가 적은 데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일반물량의 분양가를 낮추면 조합원 분담금이 올라가는 사업 구조상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두 달에 한 번꼴로 대책을 내놨으나 가격 안정화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공급은 줄고 대출이 막히면서 부동산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며 “대책을 다소 성급하게 꺼내 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자치구별로 가격이 오르는 이유가 다른 만큼 이에 따른 대책도 달라야 한다”면서 “깊은 고민 없이 발표된 설익은 대책으로는 가격 안정을 이루기 어려워,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세밀하고 치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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