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한미 군 당국이 이달로 예정돼 있던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하기로 17일 합의했다. 이는 북미 비핵화 협상을 위한 외교적 노력으로 조만간 북미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국방부 간 긴밀한 협의와 신중한 검토를 거쳐 저와 정 장관은 이번 달 계획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양국의 이번 결정은 외교적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며 “북한도 연습과 훈련 그리고 미사일 시험을 시행 결정에 있어서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조건과 주저함 없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대체해 이달 중 대대급 이하의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에 북한 국무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3일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화상대인 우리 공화국을 과녁으로 삼고 연합공중훈련까지 강행한다”며 “사태 발전을 악화하는 미국의 분별없는 행태를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무런 대가 없이 미국 대통령이 자랑할 거리를 안겨주었으나 미국 측은 이에 아무런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우리가 미국 측으로부터 받은 것이란 배신감 하나뿐”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의 이같은 반발에 한미는 지난 15일 열린 제51차 안보협의회(SCM)에서 연합공중훈련 문제를 협의했다. 기자회견에서 에스퍼 장관은 “우리 훈련의 목적은 외교적인 노력을 강화하고 증강시키기 위함”이라며 “외교적 노력이 진행되는 문이 닫히지 않도록 우리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훈련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