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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 결정으로 한일 갈등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양국이 다음 주부터 수출규제 해제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만 수출규제 해소에 대한 양국 입장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어, 협상이 시작된다 해도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수출규제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과장급 협의회가 12월초 열릴 전망이다. 이후 국장급 대화가 열리고 이를 바탕으로 12월 말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은 군사적 용도로 전용할 가능성이 있는 '전략 물자'의 수출입과 관련해 국장급 고위 공무원들이 만나 협의해왔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한번도 열리지 않았다. 이번 만남은 3년 만에 열리는 것으로 이번 협의 결과에 따라 한일 간 분쟁의 향방이 갈리게 된다.
하지만 전망은 무척이나 불투명한 상황이다. 마이니치 신문은 "일본 정부는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규제 완화나 한국을 수출 우대국(그룹A·이전 명칭 화이트국가)으로 즉시 복귀시킬 수 없다는 방침"이라며 "(수출규제 철회를 위해서는) 한국으로 수출되는 물품에 대한 적절한 실시와 한국의 수출 관리체제의 정비 등을 조건으로 한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 역시 "대화가 필요한 부분으로 그룹A로의 복귀로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호다카 신 경제산업성 무역경제협력국장은 전날 자민당 회의에 출석해 "한국이 그룹A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수출 규제의 이유로 내세운 3가지 부분에 대해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세 가지 조건이 해소되지 않는 한, 화이트국가로서의 복귀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 가지 조건은 △국장급 회의 미개최 △재래식 무기에 대한 수출 관리의 미흡 △수출 심사 체제·심사 인원의 미흡함 등이다.
이는 한일 간 지소미아 합의 과정에서 일본이 수출규제 해소에 곧 나설 것이라는 우리 측 설명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일본 측은 "수출규제를 되돌리려면 형식적이지만 한국의 수출입 관리체제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