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글로벌 사업이 ‘인도’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최근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운용지주사 형태 체제로 전환하는 승인을 받았다.
그 동안 인도법인은 현지법에 따라 자산운용사의 업무 범위가 펀드운용 및 자문으로 제한돼 사업 확장시 별도 법인을 설립해야 했다. 운용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면 부동산 및 우량기업 대상 대출을 하는 NBFC(Non-Banking Financial Company),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웰스매니지먼트 등의 사업이 가능하다. 기존의 펀드운용업과 함께 비즈니스 확장성이 높아지게 됐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올해 3월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향후 글로벌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겠다고 밝힌바 있다. 더불어 올해 인도 비즈니스를 확대할 것이라 언급했는데 이번 인도 지주회사 설립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2006년 11월 박현주 회장의 지시로 설립된 인도법인은 현재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다.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인도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합작법인으로 전환한 것에 반해, 박현주 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은 인도시장의 성장성 분석을 바탕으로 수년간 투자를 지속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미래에셋의 글로벌 리서치 역량을 융합해 차별화된 운용사로 포지셔닝, 직접 펀드를 설정, 운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인도법인이 이렇게 자리잡은 것은 박현주 회장의 13년 넘는 장기투자의 결과라는 평가다.
인도법인은 10월말까지 올해 인도 주식형펀드 자금유입액의 21%를 차치, 10월 한달에는 25% 이상을 차지하는 등 운용자산이 급격히 늘어나며 전체 운용자산은 7조원(약 7조796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만 2조5천억원 넘게 자금이 들어와 2017년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2013년부터 연평균 1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인디아펀드’는 10월말 기준 3년, 5년, 10년 수익률이 각각 42%, 77%, 325%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바탕으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돼 설정액 2조7000억원이 달한다. 1조50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이머징블루칩펀드’도 3년 43%, 5년 117%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두 펀드 모두 3년 이상 운용 펀드 중 상위 10% 우량 펀드에 부여되는 모닝스타 최고등급인 5성 등급(5 Star)을 부여 받았다.
작년부터는 주식형 펀드 외에 투자대상 자산을 확대해 인도 부동산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설정했고, 인도법인의 첫 ETF를 상장하기도 했다.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회장 및 글로벌 투자전략 책임자(GISO, Global Investment Strategy Officer)를 맡고 있다. 특히 인도 시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온 박현주 회장이 직접 발로 뛰며 투자를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은 올해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와 미래에셋·GS리테일 신성장투자조합 등을 통해 차량공유업체 올라(ola), 온라인 슈퍼마켓 빅바스켓(Big Basket), 음식 배달앱 섀도박스(Shadowfax), 공유 숙박 서비스업체 졸로스테이(Zolostay) 등 성장성 있는 인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집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