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 아닌 파괴적 변화 전망…자본력 있는 대기업 위주의 재편 예상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자동차 산업이 급격한 변환기를 맞았다. 친환경차로의 전환과 공유경제 도입에 따른 승차공유 체계는 자동차 산업은 물론 연관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일 2025년까지 친환경차 부문 글로벌 3위 도약을 위한 전략을 발표했다. 전통적 완성차 업체에서 벗어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혁신과 더불어 플랫폼에 기반한 서비스 신사업에 나서고, 고객의 니즈에 따른 맞춤형 ‘모빌리티 라이프’ 제공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현대차의 변신은 자동차 산업의 전환기에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전략적 선택이자 발빠른 대응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과거 자동차가 태동한 시기와 비슷한 수준의 변혁기에 있다. 자동차가 탄생하면서 마차가 사라짐에 따라 말과 마부 등 마차 관련 산업은 순식간에 몰락을 맞게 된다.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과 승차공유의 정착은 완성차 업체는 물론 자동자부품업계와 철강, 타이어, 정유 등 연관 산업에도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차의 등장으로 급부상했던 연관 산업이 전기차로의 전환 시대를 맞으며, 과거 마차 관련 산업의 몰락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연기관으로 대표되는 현재의 자동차는 엔진과 변속기 등 2만여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복잡한 시스템이 배터리와 모듈, ICT 전자 장비 등의 간결한 부품으로 바뀌면서 기존 산업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인원 감축도 이 같은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 GM에 이어 다임러와 아우디 등이 대대적 인원 감축을 예고한 상태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의하면 예고된 해고 인원만 8만명에 이른다. 다임러가 2022년까지 1만명을 감원하고, 아우디도 2025년까지 9500명을 줄인다. 닛산과 포드도 각각 1만명 이상의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최근 양상은 점진적 변화보다 급변하는 추세다. 전세계 자동차 수요 성장세가 멈춘 가운데 환경으로 트렌드가 급격하게 전환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자동차업계는 중소기업보다는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부터 변화의 물꼬가 터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고 생존을 위한 연관 산업군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중소기업 위주의 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우 발 빠른 대응이 어려워 변화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