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임유정 기자]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세대별 공략을 통한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대별 소비특성과 선호 플랫폼이 뚜렷하게 갈리는 것에 착안해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하나의 탈출구로 삼은 셈이다. 편의점은 1020세대 대상 제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대형마트는 2030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가 하면, 백화점은 40대부터 5060을 겨냥한 취향저격 제품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는 1020을 타깃으로 한 제품 출시 등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일례로 세븐일레븐은 미국 유명 메이크업 브랜드 ‘웨트앤와일드’를 단독 출시했다. 웨트앤와일드는 전 세계 40개국에서 판매되는 메이크업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해외 직구 상품으로 유명한 브랜드로 주로 1020세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세븐일레븐이 웨트앤와일드 출시를 결심한 것은 최근 1020세대를 대상으로 한 화장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세븐일레븐의 1020세대 화장품 매출 비중은 지난해 44.9%에서 올해 49.0%로 늘어났으며 이는 화장품 전체 매출의 약 50%의 비중을 차지한다. 세븐일레븐은 “접근성이 높고 가성비가 좋아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2030을 겨냥한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이다. 예컨대 이마트는 지난해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접목시킨 신개념 쇼핑공간 삐에로쑈핑을 선보였다.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한 삐에로쑈핑은 지난해 6월 스타필드 코엑스점을 시작으로 두산타워점, 논현점, 가산W몰점, 의왕점, 명동점, 형지 아트몰링점 등 총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삐에로쑈핑을 젊은 세대가 적은 금액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을 수 있는 ‘탕진잼’(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를 일컫는 말)의 명소로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매장을 깔끔하게 구성하는 기존 방식 대신 상품을 복잡하게 배치해 소비자가 매장 곳곳을 탐험할 수 있도록 했다. 보물찾기 하듯이 매장 구석구석을 경험하는 재미를 주기 위해서다. 자체 개발한 캐릭터에 스토리도 입혔다.
백화점을 중심으로는 40대부터 5060세대 모시기가 한창이다. 이들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는 ‘디자이너·엘레강스 의류’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빅데이터 분석 결과, 50대 이상이 가장 선호하는 패션 의류 상품군은 ‘디자이너·엘레강스’ 상품군이다”고 말했다.
이에 착안해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에 디자이너·엘레강스 상품군 특가전 등을 열기도 했다. 잠실점은 2019년 1월부터 11월까지 롯데백화점 31개 점포 중 디자이너·엘레강스 상품군 매출 1위 점포이며, 전체 상품군 내 해당 상품군의 매출 구성비 역시 7.4%를 차지하며 많은 고객들이 잠실점에서 디자이너 의류를 구입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잠실점에 입점한 △르베이지 △손정완 △보티첼리 △래트바이티 △이새 등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잠실점에서만 10억 규모의 실적을 내며 지속적으로 신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 3년간 전 점의 디자이너·엘레강스 상품군의 매출도 2017년 2.6%, 2018년 2.3%, 2019년(1월~11월) 2.4% 성장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5060세대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취향을 반영한 디자이너·엘레강스 의류를 찾는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추후 상권별 특성 및 고객들의 수요를 고려한 다양한 맞춤형 행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