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둔화 조짐… 6% 미만 성장률 하락 전망
대중 의존도 높은 만큼 시나리오별 분석 필요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중국이 경기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서 ‘국가부도설’까지 나온 가운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경제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 기업과 가계 부채가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특히 지방은행들의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속속 나오면서, 중국 경제 곳곳에서 이상 신호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중국의 뚜렷한 성장저하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과의 무역갈등에 따른 수출 차질이 해소되지 못하면서 투자도 살아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중국은 올해 6% 초반, 내년 5% 대까지 성장세가 낮아지면서 경착륙 우려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내년 중국 경제가 소비·투자·수출 등 경제지표 부진 영향으로 6%대 미만으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IMF는 5.8%, OECD는 5.7% 등 주요기관도 내년 중국 경제가 5%대로의 성장률 하락을 예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2020년 커지는 압력에 맞서 경제 ‘비상 계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부양 여력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무역전쟁과 위안화 약세로 기업의 부채 상환 부담이 증가한 데다 올해와 내년 만기도래 채권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의 2017년 만기도래 회사채는 4500억위안에 불과했으나 올해 9000억위안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내년에는 1조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회사채 부실이 4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정책 당국이 부채 감축 기조로 돌아서 회사채 신규 발행 및 그림자 금융 규모가 줄어든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소득세 감세 등을 통해 소비를 부양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지만 의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수출 부진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임금과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가계소득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재정정책의 실효성이 약화되면서 최근 들어서는 유동성 공급 정책이 요구되고 있으나 지난해 급증한 회사채 디폴트에 대한 우려로 정책 당국이 부채 감축 기조로 돌아섰다.
결국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 사전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 한일 무역분쟁 등 한국을 둘러싼 서플라이체인 붕괴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부품·소재·장비 등 상호 융합을 통한 핵심 산업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시간적 제약을 최대한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아세안 국가 등 신흥국 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 모델을 시장별, 산업별 등 맞춤형으로 구축해 포스트 차이나 전략의 현실적 대응을 구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부채 확산 등 중국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전이돼 자칫 금융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