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모리 ‘회복’, 비메모리 ‘성장’…김기남 “사업 체질 강화”
진교영, 초격차로 메모리 주도…정은승, 미세공정으로 TSMC 추격
[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지난 2017년 사상 처음으로 반도체 1위에 오른 삼성전자는 2018년에도 수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부진으로 1위 자리를 ‘인텔’에 넘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을 바탕으로 오는 2030년 비메모리 분야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앞세우면서 올 한해도 반도체 강국의 면모를 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등의 역할이 어느 해 주목되고 있다.
김기남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 고착화, 정치적 불확실성의 확대, 투자·수출에서 소비로의 침체 확산 가능성 등으로 인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성과를 발판으로 현재 사업 기반을 굳건히 하고 미래지향적이고 경기 변화에 강건한 사업 체질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미중무역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반도체 가격 하락,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이 겹치면서 실적이 급락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전년보다 29% 감소한 556억1000만달러(약 64조8000억원)로 예측됐다.
하지만 올해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가 꺾이면서 올해 2분기 이후 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기남 부회장의 역할도 어느해 보다 중요해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주력 분야인 메모리 사업을 맡고 있는 진교영 사장의 역할도 올해 주목된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인 진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TD팀장, D램 개발실장, 메모리사업부장 부사장을 거쳐 2017년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진 사장은 메모리 공정설계와 D램 소자개발 권위자로 글로벌 초격차 기술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어려움 속에도 인위적 감산을 자제하면서 D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확고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진 사장은 지난해부터 한국반도체산업을 대표하는 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정은승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도 올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 중심에는 대만의 TSMC와 경쟁하는 ‘파운드리’ 분야가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정은승 사장의 어깨는 그만큼 무겁다. 하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정은승 사장은 지난해 ‘파운드리 포럼 코리아’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모지에서 사업을 시작해 역경을 딛고 업계 1위에 오른 경험이 있다”며 “파운드리 분야의 최고를 향한 여정도 쉽지 않겠지만 난관을 해치고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게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TSMC와 미세공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는 현재 6나노 제품 양산에 돌입한 데 이어 5나노 공정 개발도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5나노 칩은 올해 상반기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17.8%, TSMC 52.7%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