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어려운 시기 불구 공격적 행보 주도…구조조정 통한 사업재편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노선별 전략 주도, LCC 전성기 이끈 리더십
이스타항공 합병 후 빅3 체제 진입과 중‧장거리 노선 확대 최우선 과제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최근 실적부진이라는 덫에 빠진 항공업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은 위기 속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항공업계는 LCC 주요 노선인 일본 여행객이 불매 운동으로 급감하면서 실적에 치명타를 입었다.
수요는 늘었지만 수익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며 적자를 낸 항공사의 경영상 어려움과 신규 면허를 얻은 업체들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제주항공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록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HDC 현대산업개발에 밀리긴 했지만, 항공업계 사업구조 재편에 대한 의지는 이스타항공 인수로 이어졌다.
이러한 행보는 국내선 점유율 2위 국제선 점유율 3위 등 아시아나항공 뒤를 바짝 뒤쫓는 형국이어서 빅3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계획했던 새 기단이 추가될 경우 확실한 규모의 경제 실현과 빅2로의 도약도 가능성이 있을 만큼 경쟁력 확보가 예상된다.
이토록 LCC 확고한 1위 기업과 빅3 체제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이석주 사장은 해외여행이 가족단위의 보편‧일반화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주도했다. 특히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해외여행객 증가를 주도했다. “공급이 수요를 만든다”라는 항공업계의 속설을 가장 최전선에서 실천한 인물이다.
대표적 사례로 과거 괌과 사이판은 LCC가 출항하기 전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노선을 양분했던 대표적 신혼여행지였다. 그러나 제주항공이 두 곳을 같이 취항하면서 항공권 운임이 낮아지고, 타 LCC도 들어가면서 가족여행지로 바뀌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도 양대 항공사가 수익을 내지 못한 대표적 노선이었지만, 제주항공이 취항하면서 미식여행지로 각광받으며 수익 노선으로 전환된 사례다.
이 같이 노선별 전략을 세워 대표적 여행지로 부각시키는 작업을 통해 여행객을 꾸준히 늘려왔고, 그 중심에 이석주 사장의 리더십이 있었다.
이제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새로운 전략 노선 발굴이 필수다. 특히 업체 간 중복 노선을 정리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신규노선 취항 등이 가능해짐에 따라 전략 노선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석주 사장은 이러한 사업 전략 외에도 내부에서는 '님' 문화를 개척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상대방을 직위 대신 님이란 존칭으로 부르면서 항공업계에 만연한 수직 문화를 수평 문화로 탈바꿈시키는데 일조했다.
LCC 활성화와 노선 발굴을 주도했던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이 올해 이스타항공과의 합병 후 보여줄 시너지 창출과 새로운 전략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남은 과제는 중‧장거리 노선 확대와 더불어 이스타항공을 활용한 업계 재편 작업이다. 과제 수행이 훌륭하게 완료되면 목표로 하는 빅3 체제로의 진입도 허황된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