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 증가 등에 객실 수요 늘었지만 포화상태
해운대 상징 5성급 그랜드호텔 지난달 영업 종료
강원도 알펜시아·쉐라톤 그랜드 인천 매각 진행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호캉스 증가 등에 힘입어 호텔 및 리조트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호텔을 비롯해 다양한 숙박 시설들이 많이 생기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로 인해 경쟁에서 밀리며 매각 또는 문을 닫는 호텔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2012년 786개였던 전국 호텔 수는 2018년 1883개로 6년 만에 139% 증가했다. 특히 2018년 서울에서만 총 5개 호텔 1336개 실이 추가 공급됐다. 서울 명동, 동대문, 광화문 등 중심가 뿐만 아니라 부산과 제주 등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에도 호텔 수가 늘었다. 여기에 세계 유명 호텔 브랜드들도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로 인해 수익성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호텔 객실 수요도 늘고 있지만 포화상태로 인해 평균 숙박료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서울 시내 호텔 평균 객실 요금은 11만9121원으로 2014년 15만2760원보다 낮아졌다. 여기에 글로벌 온라인여행사 등에 15% 가량의 객실 판매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도 수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부산 해운대의 상징이었던 5성급 해운대그랜드호텔이 지난해 12월 31일 폐업했다. 그랜드호텔은 해운대 해수욕장 바로 앞에 1996년 문을 열고 23년간 운영해왔다. 하지만 해운대가 관광객이 몰리면서 호텔 격전지로 변했고, 고급화 경쟁에서 밀리며 살아남지 못했다.
그랜드호텔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하는 데다, 경쟁 업체가 늘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말했다. 그랜드호텔은 2016년 39억, 2017년 27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2018년에는 3억9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도 매각된다. 강원도는 최근 국제금융그룹사인 매킨리 컨소시엄과 알펜시아 자산 및 회계 실사 협약을 체결했다. 매각금액은 8000억원대다.
알펜시아리조트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2009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수하리 일대 491만㎡에 조성한 리조트다. 강원도는 알펜시아리조트의 총부채가 1조억원에 이르고 하루 이자만 5000여만원에 달하며 재정이 악화 되자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매각을 진행했다.
매킨리 컨소시엄은 동계올림픽 시설물을 이용한 스포츠 파크, 골프장 및 스키장을 개발한 이벤트 스포츠 휴양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쉐라톤 그랜드 인천호텔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수익성 악화 이유 등으로 수도권에 100억~200억 원대 관광호텔 매물도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숙박업계 관계자는 “워라벨을 중시하고 호캉스 문화가 발달하면서 호텔 객실 수요가 늘어났다”면서 “하지만 너무 많은 호텔이 생기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결국 시설 투자 등에서 밀리는 호텔의 폐업은 더 늘어날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