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효인 기자] 국내 조선업이 13년만에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01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조선수출 1위로 올랐다.
그러나 유럽을 중심으로 선박을 판매해오던 한국의 조선업계는 유럽에 재정위기가 닥치면서 선박수주 규모가 대폭 줄어들면서 2008년부터 불황에 접어들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의 집계 결과 지난해 말, 한국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잔량(건조 후 인도해야 할 선박량)은 2902만5662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였다.
유럽재정 위기 이후인 2008년 말 6825만9399CGT를 정점으로 매년 큰 폭의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런 불황 속에 중국은 자국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 조선수출에서 392억 달러를 기록하며 378억 달러를 기록한 한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전세계 선박수주점유율에서도 중국이 33.3%로 35%인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의 추격 속에 수주량이 줄어든 조선업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악화되면서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
올해 발표된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은 1조9932억원으로 전년대비 56.29% 감소했으며 대우조선도 영업이익이 4516억원으로 전년대비 55.6% 감소했다.
조선업황 부진에 조선업계도 인력 감축에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와 올해 초 200~300명의 건설부문 인력을 삼성그룹 내 다른 건설 계열사로 보냈다.
삼성중공업 건설 사업은 매출 1조원을 넘기면서 한때 회사 매출의 8%까지 차지하기도 했지만 건설 경기 악화로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한국조선협회 관계자는 "중국은 최근 자국정부의 조선업이 불황을 겪자 선박제조 자금의 80~90%를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국내 조선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