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현장 직군, 생산설비 등 현장 대체 불가로 출근 불가피
중기 사무 직군, 클라우드 내부망 사용하면 되지만 비용 문제
고용노동부, 인프라 지원 사업 펼치고 있지만 신청 저조해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가 전면 시행되는 반면, 많은 중소벤처업계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 직군은 물론이고 재택근무가 가능한 사무 직군까지 시행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벤처기업협회가 이달 628개 업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현장체감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자료에 따르면, 대응책으로 ‘근로시간 단축 및 재택근무’를 밝힌 곳은 7.1%에 불과했다. 나머지 92.9%는 이를 시행 못하거나 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인프라가 부족한 기업들도 있고, 공장이 폐쇄돼 어쩔 수 없이 중국으로 파견을 보내야 되는데 중국 공장이 문을 닫아서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이 없는 사무 직군도 대부분도 재택근무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의 정보보안과 관련이 있다.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외부 인터넷으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내부망을 따로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내부망을 접근해야 재택근무가 가능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내부망에 접속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
다른 방법으로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등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방법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실제 회사 망을 연결하는 매니지먼트 작업도 동반된다.
결국 2가지 방법 모두 내부 개발자 등 인력작업이 별도 필요하다. 대기업들은 이러한 작업 전담 팀을 구성해 인력을 따로 두고 있다. 이러한 망 연결 인프라 구축과 상시 관리가 가능한 셈이다.
반면 중소벤처기업들은 이러한 팀이나 인력을 따로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한 노력에 시간과 인력을 투입하기보다 내부 프로젝트 개발에 투입해 프로젝트를 빨리 마치는 것을 우선시 한다. 결국 인프라 구축이 후순위로 밀리면서 코로나19 유행과 같은 비상시기에 정작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인력과 비용의 문제다. 투자여력이 부족한 벤처기업계를 위해 정부 지원이 꼭 필요한 셈이다.
이미 고용노동부가 지난 2017년부터 중견·중소기업을 위해 ‘재택·원격 근무 인프라’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선정된 기업은 최대 2000만원을 지원 받는다. 그러나 기업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최대 20억원이었던 예산이 지난해에는 7억원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기준과 절차가 까다롭다고 보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이 사업 집행액이 3억3000만원이었다”며 “참여한 곳이 적어서 실제로 적용받은 사업장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기업에서 관심을 가지고 활용해주면 좋겠는데 중소기업들이 아직은 여건상 힘든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까다롭다고 하면 개선해야 되겠지만 목적에 맞는지 확인절차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요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