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시름하는 사각지대 중소기업인들의 건의사항이 쏟아졌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민생경제 조기 회복을 위한 코로나19 중소기업 대책 간담회’ 실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참석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했다.
실제 현장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중앙회가 312개 중소기업협동조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각 업종별로 나눠도 타격이 큰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통 애로사항으로는 △유동 인구 급감으로 정상적 경제활동 어려움 △수출입(특히 중국) 관련 제조업‧서비스업종 피해 확산 △방역인력 및 물품 부족으로 피해 예방 위한 방역 어려움 등이 꼽혔다.
업종별로 나눠보면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부각된다. 전시‧행사대행업의 경우 오는 5월까지의 모든 행사가 취소돼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레미콘‧건설업은 현장 근로자의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타설 및 준공 시일을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재활용업의 경우 공장불용자재 처리 업종이나, 공장에서 외부인 출입을 금지해 영업을 할 수 없어 매출 70% 이상 감소했다.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대구지역 중소기업경영실태조사’ 결과, 중소기업 75%가 피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1차(34.4%)와 2차(70.3%) 조사보다 악화된 상황이다. 이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은 ‘도‧소매업(88%)’이었다.
이외에 업종별 현장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지난 2월 15일 인천광역시 검단에 표면처리협동조합에 위치한 120여개 업체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며 “액세서리, 기계‧부품, 건자재 등 소상공인 계통을 주로 다루는 업체들이기 때문에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어 이러한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박순황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00여개 이상의 국가가 한국을 입국제한 하면서, 작년 대비 수출 중소기업의 매출이 10~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가 다각적으로 외교적 노력을 펼쳐 감사하지만,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원부자재 수급 차질로 어려움 겪는 중소기업에 대출이자 지원과 우대금융 요청한다”며 “비즈니스 방문의 경우 예외 입국이 허용되도록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마스크 수출금지에 대한 건의도 이뤄졌다. 전경배 올키코리아 대표이사는 “최근 코로나19 문제로 마스크 수출이 제한됨에 따라 기존 해외 거래처들과 계약이 취소됐다”며 “통산 4~5개월 전부터 마스크 생산에 돌입하기 때문에 해외 바이어들과 거래가 끊기지 않도록 정부가 연결고리를 자르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코로나19로 발생할 국제 분쟁에 대한 해결책도 필요한 실정이다. 노상철 한국프레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해외 바이어가 국내 중소기업에게 책임을 물어 위약금을 내놓으라는 경우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이를 지원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에게는 부담이 커 해당 비용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이번 위기는 과거 어떤 위기보다도 국민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안겨줘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하지만, 오히려 힘에 부치고 있다”며 “답답하고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함께 인내하면서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