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국내외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세계대유행 공포로 얼어붙었다. 주택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시장만 잘 나가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택시장의 10년 주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국제 금융위기로 인한 저축은행 사태, 2020년 코로나19 등으로 국내외 경기가 악화하면서 주택시장의 큰 전환점들이 생겼기 때문.
전국 아파트 시장의 척도라고 볼 수 있는 서울 아파트값을 살펴보면 10년 주기설의 주택시장의 변곡점이 명확히 보인다. 1997년 IMF 사태 이후 1998년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14.50% 하락(KB국민은행)했다.
그 이후 아파트값이 빠르게 회복되어 갔다. 1999년 12.5%, 2000년 4.18%, 2001년 19.33%, 2002년 30.79% 2003년 10.18% 상승했다. 2004년 1.02% 하락 이후 다시 2005년 9.08%, 2006년 24.11%, 2007년 3.57%, 2008년 3.20% 2009년 2.58% 등으로 10년 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다.
2008년 금융위기와 저축은행 사태가 발생한 2010년 이후에는 다시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2010년 -2.19%, 2011년 -0.44%, 2012년 -4.48%, 2013년 -1.84% 등으로 4년 동안 주택시장은 장기간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규제 완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4년부터 다시 아파트값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2014년 1.09%, 2015년 5.56%, 2016년 4.22%, 2017년 5.28%, 2018년 13.56%, 2019년 2.91%, 2020년 1월부터 3월 23일 현재까지 2.00% 상승했다.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와 더불어 강력한 대출규제와 보유세 부담이 더해지면서 주택 수요가 점차 급감하고 있다.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 전역에서 고가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2~3억 원 하락한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도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 자금 여력이 뒷받침되지 못한 단기 투자수요가 급매를 던지면서 가격을 급락시킬 수 있다.
실제로 2008년 이후 버블세븐 지역 중 가격이 급락한 지역들을 보면 대부분 대출규제와 높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한 단기 수요들이 급매를 던지면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가격도 30% 이상 하락하는 곳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모든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주택시장은 앞으로 하락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단기간 급등한 몇몇 지역들은 아파트값 하락도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요 지역들의 아파트값 내림세는 불황인 상황에서도 비교적 낮을 수 있다. 과거 경험을 비추어 보면 하락장에서는 서울 주요 지역보다 아파트값이 높은 수도권 외곽지역들의 하락 폭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분양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극명하게 생길 것이다. 이 시기에 실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을 빨리 나서기보다 시장을 지켜보면서 움직여야 한다. 자금 여력이 안 되는 주택 소유자들은 매도 시기를 좀 더 빠르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