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 '삼월의 그들'이 지난 21일 막을 올린 가운데, 민주화 운동의 묵직한 울림을 담은 무대로 눈길을 끌고 있다.
3·15의거는 1960년 이승만 자유당 정권의 3·15 부정선거에 반발하여 마산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로, 부정과 불의에 항거한 수많은 시민들이 공권력에 희생되었다. 3·15민주화 운동의 불씨는 전국으로 퍼져 4·19혁명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시작점이 되었다.
뮤지컬 '삼월의 그들'은 1960년 자유당 정권의 부정선거와 그로 인해 촉발된 '3·15의거'를 촘촘히 담아냈다. 또한, 4·11 마산 2차 의거, 그리고 그 이후의 모습까지 마산 시민들의 삶과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2시간 30분의 무대로 밀도있게 압축했다.
민초(民草)들의 항쟁을 담은 뮤지컬 '삼월의 그들'은 1960년대 마산 시민들의 삶을 무대에 옮겨다 놓았다.
무대 위에는 마산 시민들의 삶의 터전에서 민주화 운동의 장(場)이 되었던 부림시장과 어시장의 모습이 펼쳐진다. 구둣방과 메리야스가게, 오래된 좌판들과 구두닦이 소년을 칭하는 '슈샤인 보이'까지 소박하고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이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작품은 '3·15의거'라는 묵직한 소재를 무겁게만 다루지 않는다. 구두닦이 성원과 간호학교 학생 정화의 풋풋한 사랑, 시장 상인들의 정감 넘치는 대화와 슈샤인 보이들의 경쾌한 노래는 3·15의거의 중심에 선 이들이 우리의 이웃과도 다름 없음을 보여주며 더욱 친근하게 관객에게 다가간다.
특히, 3·15의거 당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실존인물 오성원을 비롯해 강정복, 강정화 등 가상의 인물을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하면서도 역사적 사실들을 충실히 반영했다.
부정선거 당시 실행된 '3·15 부정선거 비밀지시사항'의 내용을 극에 디테일하게 담아내는가 하면, 부정선거의 과정과 선거 당일 투표장의 모습 등 역사적 사실들을 정면으로 등장시킨다. 부정선거에 항거하며 거리로 나온 시민들과 이를 진압하는 공권력의 대립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했던 많은 이들의 희생을 상기시킨다.
뮤지컬 '삼월의 그들'은 3·15의거로 시작된 민주화의 물결을 그려내며 3·15 민주화 운동의 역사성을 재고케 한다. 3·15의거 당시 실종되었던 김주열 열사가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떠오르면서 일어난 마산 2차 의거의 장면은 또 한번의 가슴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극의 말미에 등장하는 부마항쟁은 계속해서 이어질 민주화 운동의 물결을 시사하며 긴 여운을 남긴다.
이웃과도 같은 이들의 평범한 일상부터 민주화 운동의 장면까지, 웃음과 감동을 모두 담은 뮤지컬 '삼월의 그들'은 경찰의 폭압에 당당히 맞섰던 수많은 이들을 넋을 기리는 기념비적 창작뮤지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우리가 기억해야할 역사의 순간들을 담담히 짚어내며 뜨거운 울림을 선사하는 뮤지컬 '삼월의 그들'은 오는 2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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