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사람이 살지 않고 방치된 ‘빈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빈집은 2017년 126만5000호에서 2018년에는 142만호로 약 15만호 이상 증가했으며, 이들 가운데 30.5%는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주택이라고 한다.
빈집의 증가는 높은 인구밀도의 지역과 대비해 유동인구 수가 현저히 적어 도시 슬럼화로 이어진다는데 그 문제가 있다. 도시 슬럼화는 해당지역의 위생문제와 더불어 안전사고와 범죄 문제를 야기시키고 문화 및 편의시설의 부재로 부동산 가격 불균형까지 가중시킨다.
작년 4월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주최한 빈집 컨퍼런스에서는 빈집 증가에 따른 사회 문제들을 논의하는 동시에 개선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교환됐다. 빈집과 관련해 국내 상황과 비슷한 사례를 보이고 있는 일본의 민관 협력성공 사례까지 다뤄졌다.
일본에서는 빈집 소유자와 입주희망자를 연결해주는 전산망 구축, 매입자(법인 포함)에 대한 양도세 공제와 수리비 지원등 여러 방안을 실행하며 부동산 시장의 균형적 성장과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을 대중화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유휴공간의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문래동 창작촌과 익선동 한옥마을이 대표적 사례다. 노후 주택과 상업용 건물의 재활용을 통해 카페, 레스토랑 등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조성함으로써 지역 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를 카멜레존이라고 한다. 김난도 교수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도 올해의 키워드로 이를 꼽은 바 있다. 카멜레존이란 카멜레온과 존(zone:영역)의 합성어로상황과 목적에 따라 변화를 도모하는 현대의 공간 소비 패턴을 의미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주거뿐만 아니라 상업, 오피스 등 공간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주거 관련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고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쏟아지는 공간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제 인테리어‧리모델링은 보통의 관심 수준을 넘어 대중적인 신드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와 더불어 재건축 규제 강화와 주택 관련 대출 제한,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의 정부 정책 또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게 한다. ‘집을 사자’보다는 ‘집을 고쳐 쓰자’는 발상의 전환이 주거공간 문화를 더욱 번성시키고 있다. 이는 인테리어‧리모델링 관련시장의 폭발적인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올해 관련 시장을 41조원 규모로 예측했는데 현재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복합적인 요인이 더해진다면 시장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반려 식물과 같다.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는 집안의 생기를 불어넣고 노후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빈집과 노후 주택 활용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과 실행을 통해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