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안전공단 인천본부 유진화 교수
[매일일보 김양훈 기자] 지난 3월 16일 오후 4시경 인천 부평구 갈산동에서 승용차와 이륜차가 부딪혀 이륜차 운전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였다. 최근 3년간(2016~2018년)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가 전체 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1~8.6%이나 사망자수는 전체 사망자의 13.5~14.3%를 차지하고 있어, 사망자 비율이 사고건수 비율보다 1.6배 이상 높다.
그리고 치사율 또한 전체 교통사고 대비 1.6배 높아 이륜차 사고의 심각도가 높다. 특히 치사율은 배달주문이 많은 심야시간 부터 새벽시간인 0~6시가 다른 시간대보다 2~3배 높다. 이는 이륜차 특성상 승차자를 보호하는 외부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아 충돌시 충격이 그대로 운전자에게 전달되어 사고시 치사율이 높은 특징 때문일 것이다.
2018년 교통사고유형을 살펴보면 이륜차의 차량단독사고(11.7%)는 이륜차를 제외한 차종의 차량단독사고(3.9%)보다 3배나 높다. 이륜차 사망자 비율은 차량단독사고(47.5%)가 이륜차를 제외한 차종의 차량단독사고(17.8%)보다 2.7배 더 많아 이륜차는 차량단독사고로 인한 사고건수와 사망자수가 많은 특성이 있다.
이륜차는 두 개의 바퀴로 이동하기 때문에 네 개의 바퀴로 이동하는 일반자동차와는 달리 균형 유지가 매우 어려워 이륜차 운전이 미숙한 경우 넘어짐에 의한 위험도 존재한다. 그리고 급제동시 균형유지가 더 어렵고, 미끄러져 넘어질 경우 다른 차량과 충돌하거나 도로이탈 및 공작물 충돌 등 도로의 장애물에 충돌하는 단독사고에 취약하다.
그런데 이륜차 운전자는 이륜차 폭이 일반차량보다 좁아 양쪽 차량 사이 좁은 틈으로 차선을 자유자재로 통과하면서 끼어들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동차보다 기동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호가 바뀐 뒤에도 꼬리물기 등을 시도하여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더구나 이륜차는 자동차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차로변경 등으로 횡단보도를 주행하다가 보행자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교통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후진국형 사고는 더 이상 발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8년 이륜차 교통사고는 30세 이하 연령층(41.7%)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사망자는 65세 이상(41.2%)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통안전수준을 인구 10만명당으로 비교해 보면 2016년 기준 교통사고 사망자는 OECD 35개국 중 32위로 하위이다. 이륜차승차 중 사망자 수 또한 30개국 중 29위로 하위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의 이륜차승차 중 사망자는 최하위 순위(29위/29위)이다. 이는 28위인 그리스(1.4명/10만명당)보다 3.7배 많아(5.2명/10만명당) 큰 차이를 보여 이륜차 사고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음식점을 찾기보다 배달음식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위험한 이륜차가 몰려드는 배달 요구로 배달종사자의 안전에 위협될까 우려된다. 주문 시 ‘배달! 5분 늦어도 괜찮아요, 안전운행 해주세요.’ 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 보는 것은 어떨까, 전례 없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이륜차 사고도 예방하고, 건강하게 코로나19를 다 함께 이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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