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매일일보] “衆惡之라도 必察焉하며, 衆好之라도, 必察焉이니라” 논어(論語)에 나오는 구절로서 ‘모두가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며, 모두가 그를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작가 김훈의 말처럼 우리사회는 ‘너는 어느쪽이냐고 묻는 말들’이 스스럼없이 횡횅하는 어떻게 보면 폭력적이고 그래서 조심스러운 곳이다. 모두가 그를 반대하면 나도 그를 반대해야 하고 모두가 그를 좋아하면 나도 덩달아 지지해야만 하는 것일까.
나치정권의 선전장관 괴벨스는 ‘내게 한 문장만 있으면 누구든지 범죄자로 만들 수 있다’, ‘대중은 거짓말을 처음에는 부정하고 그 다음에는 의심하지만 반복되면 결국에는 믿게 된다’고 공언했다. 탁월한 선전·선동으로 독일 국민들로 하여금 히틀러의 전체주의를 강고하게 만들었고 결국 인류사에 크나큰 비극을 남기고 말았다.
코로나19 감염확산에 맞서 국민 모두가 극복에 힘을 기울이지만, 전염병에 관한 두려움과 실물경기의 악화로 국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4월 15일 실시하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관한 관심도 그러므로 예전만큼 못하다. 그러나 조금 더 나은 민주국가와 국민의 삶을 위하여 이런 때일수록 더욱 냉철한 접근으로 주권을 행사해야 하지 않을까.
감정을 자극하는 화려한 언어적 수사에 불과한 것인지, 현실에 기초하지 않는 달콤한 선전·선동의 언어인지, 아니면 사실과 논리에서 비롯된 정책적 견해인지 구별할 수 있는 눈(眼)이 유권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그를 반대하더라도 반드시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를 지지한다 하더라도 그러한 이유와 근거를 충분히 헤아려 볼 수 있기를 유권자 모두에게 소망한다. 사실과 논리의 힘으로 정당과 후보자의 면면을 성실히 검증하는 이성(理性)의 힘을 가진 유권자의 눈(眼)이 많아질 때 보다 나은 민주사회와 삶의 길이 아름답게 예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