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전방산업 침체… 수요 감소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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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전방산업 침체… 수요 감소 현실화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4.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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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조선·건설 등 주 수요처 부진 심화
제품가 인상 의지 꺾여… 가격 협상 불투명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방열복을 입은 근무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방열복을 입은 근무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방산업 침체로 수요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 철강 제품이 사용되는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 부진이 심화하면서 가격 협상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표적인 철강 수요처인 자동차에서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올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35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통계청의 2020년 2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자동차는 올해 1월보다 27.8% 생산이 감소했고 전년 동월에 비해서도 15.4% 줄었다.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코로나19 사태로 겪었던 부품공급 차질 등 고비를 넘겼으나 미국·유럽에서 생산차질이 본격화하면서 수출이 급감했다. 지난달 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차의 국내외 판매는 64만7412대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4.5% 감소했다. 이 중 수출은 49만6387대로 19.8% 줄었다. 현대차는 3월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량이 30만8503대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0.9%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월(17만9044대)에 기록한 -26.7%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다. 게다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잇따라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광범위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선업계도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작년 미중 무역 분쟁에 이어 올해 코로나19로 선박 발주가 저조한 상태다. 올해 1~3월 국내 조선 3사의 누적 수주액은 16억달러로 연간 목표액의 5% 수준에 그쳤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발주 감소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영국 조선해양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신조 발주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국제유가 급락도 발주 지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저유가가 지속될 경우 기존 수주한 드릴십 계약 취소나 손해배상 소송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건설업 체감경기는 7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9.4p 하락한 59.5를 기록했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CBSI 지수가 60선으로 떨어진 것은 2013년 2월 이후 7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건설업계는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신규 공사 발주 시장이 침체하고 건설기업의 자금 조달 상황이 악화됐다. 통상 3월은 봄철 발주 물량 증가로 지수가 3∼5p 상승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례적으로 지표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신규 공사 수주 체감지수도 전월 대비 12.1p 하락한 61.6을 기록해 6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기존 예정돼 있거나 계획된 공사 발주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이같이 철강재가 주로 사용되는 전방산업 부진은 철강업계의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수요가 급감하면서 철강 제품 가격 인상도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당초 철강업계는 철강재에 대한 가격 인상 의지가 강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협상 역시 불투명해졌다. 철강업계는 올 상반기 자동차 강판, 선박용 후판 등 가격 인상을 기대했으나 수요 부진 등 가격 협상 동력이 약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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