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미국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설에서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인 태영호(주민등록상 태구민) 미래통합당 당선인을 소개하며 "민주주의의 교훈"이라고 평가했다.
WSJ은 18일(현지시간) '민주주의, 강남 스타일'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 김정은이 이번 주 미사일 시험으로 분주한 와중에 또 다른 북한 출신은 한국에서 뉴스를 만들었다"며 두 당선인 이야기를 소개했다. 사설의 부제목은 '탈북 인사들이 민주주의에 대한 교훈을 제공하고 있다'였다.
WSJ은 태 당선인에 대해 "북한 출신 인사로서는 처음으로 한국 지역구에서 당선됐다"고 소개한 뒤 태 당선인의 지역구인 강남구에 대해 "서울의 세련된 지역구"라며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다면 당신은 아마도 유튜브에서 '강남 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시청한 35억명 가운데 한명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또 다른 탈북 인사인 지성호도 비례대표로 당선됐다"며 "지성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2018년 국정연설에서 목발을 올리는 장면으로 미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고 했다. 지 당선인은 미래한국당 소속 비례대표다.
WSJ은 또 "두 사람 모두 이번 선거에서 집권여당에 패배한 보수정당 소속으로 강경한 대북정책을 다짐하고 있다"며 "태영호는 북한 주민이 정권에 맞서 일어설 것으로 믿는다고 종종 말해왔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태영호와 지성호는 그들의 옛 동포들이 민주주의를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남스타일 비디오에 묘사되는 풍요로운 생활은 김씨(김정은 일가) 가문 주변의 소수를 제외하면 북한 주민의 관심 밖이다. 대부분 북한 주민은 자신과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 애쓰고 있다"고 했다.
한편 태 당선인의 국회 입성이 확정된 이후, 북한은 지난 17일 대외선전매체인 메아리를 통해 강남을 '부패의 소굴'이라고 비난했다. 또 국내에서도 여권 지지자들로 짐작되는 네티즌들의 조롱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아파트 이름을 북한식 표현으로 바꿔 '인민이 편한세상' '내래미안' 등이 강남에 들어설 것이라고 조롱하는가 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남구 재건축 지역에 탈북자 새터민 아파트를 의무비율로 법제화하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