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앞으로 공인중개사들은 특정 단체, 소위 사조직을 구성해 그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비회원 공인중개사들의 공동중개요청을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방해하지 못하게 됐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서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사모임들을 자진 해산하고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부동산중개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게 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는 사조직들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더욱 음지로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막강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정회원 사모임들은 등산회나 낚시회, 상조회 등 친목모임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더욱 은밀하고 조직적인 비밀 사조직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에 이들의 사조직은 사라지지 않았다. 또한 이러한 행동들은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정당한 공동중개 요청을 집주인의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비회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하는 일들은 여전히 비일비재하다. 모 지역에서 수십 여 명이 활동하는 부동산 모임 회원 전부가 공동중개를 거부하기로 했다는 증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에 공식적으로 신고를 해 향후 어떤 식으로 제재를 가할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예비매수자, 예비세입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부동산 중개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부동산 중개 문화는 특별하지도 않다. 허위매물을 없애고, 집주인 인증 제도를 정착시키고, 각종 담합과 불법행위 등을 없애면 된다. 또한 단체에 참여하지 않은 비회원들의 차별을 멈추고, 이러한 성격의 사모임들을 해산시켜 보다 투명한 부동산 중개 제도의 정착이 요구된다. 또한 집주인이나 예비매수자들은 더 이상 이러한 허위매물이나 각종 담합의 피해를 참지 말고, 자신들이 집을 선택하면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요청해야 한다. 자신의 권리는, 결국 자신의 힘으로 되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권리를 되찾으려는 행동의 첫 번째는 사모임 성격을 통한 공동 중개망 영업 근절이다. 이들이 집주인 인증을 거부하고 허위매물을 열심히 올리고 있어서다. 둘째는 집주인 인증 요구다. 부동산 매물을 올리 때 집주인 인증을 하면 해당 매물을 이용해 허위매물을 올릴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미끼 매물로 매수자를 유혹하는 행위도, 집값을 비정상적으로 왜곡하는 행위도 근절할 수 있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더 이상 예전의 관행이라는 이유로 묵인되고 허용했던 일들은 없어져야 한다. 더 이상 고위공직자 후보들이 예전의 관행이라 비판받을 줄 몰랐다는 구차한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 했듯이 부동산 중개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각종 불법행위들이 묵인되는 시대가 아니다. 집주인이나 예비매수자, 임대인이나 임차인 등이 허위매물 걱정 없이 집을 알아보고 또 내 집을 내놓아도 허위매물로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부동산중개, 이 단순한 요구가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동산중개 문화, 이런 부동산중개를 묵묵히 해나가는 공인중개사분들이 대우받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