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창사 후 처음으로 200억원 이상 적자 기록
아웃바운드 의존… 코로나19 외국행 막혀 판매 ‘제로’
비상 경영까지… 중소 여행사 폐업 줄이어 업계 위기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여행업계를 이끄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모두 1분기 영업 손실의 성적표를 받았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실상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아직 코로나19가 전 세계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어 호전이 쉽지는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1위 하나투어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275억3400만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하나투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투어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1% 급감한 110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손실은 348억7200만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서도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 1635억원, 영업손실 8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2위 모두투어도 사정은 비슷했다.
모두투어는 올해 1분기 매출은 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0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91억원보다 1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이다.
그동안 두 여행사는 국내보다는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아웃바운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두 여행사 모두 전체 상품 중 해외여행 비중이 90%가 넘는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여행객의 입국이 제한 또는 금지되면서 치명타를 입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3월 해외로 출국한 우리나라 관광객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무려 93.9%나 줄었다. 하나투어의 모객 자료에 따르면 해외여행 수요는 지난 2월 전년 동기 대비 83.8% 감소한 데 이어 3월은 99.2%, 4월은 99.9%까지 급감했다. 모두투어도 1월 23.4%, 2월 77%, 3월 99.2%나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 하나투어를 비롯해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주3일제, 유급휴직 등 비상 경영 대책을 가동하고 있다.
아예 문을 닫는 여행사도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병한 1월 23일부터 이달 23일까지 폐업한 여행사는 모두 253곳이다. 정부가 임금 90%를 지원해주지만 사실상 매출이 없어 남은 10%마저도 부담이 돼 문을 닫는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는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유엔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지난달 96%의 전 세계 도착지들이 해외여행 제한이나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에 올해는 호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를 이룬다.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내 여행업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암울한 관측까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