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 대표 예비 경선 뚜껑 열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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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당 대표 예비 경선 뚜껑 열어보니...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3.04.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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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진출자 확정… 범주류 단일화 변수

▲ 12일 오후 민주통합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예비경선이 열린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비즈니스타워 국제회의장에서 경선에 통과한 강기정(왼쪽부터), 김한길, 이용섭 당대표후보가 꽃다발을 들고 있다.<뉴시스>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 민주통합당의 새 대표를 선출하는 5·4 전당대회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12일 치러진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강기정·김한길·이용섭 의원이 경선 1차 관문을 통과해 본선 진출행 티켓을 획득했다.

경선 시작부터 불거진 범주류와 비주류의 치열한 경쟁은 지난 10일과 11일 열린 토론회에서의 날선 공방으로 이어지며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치권 안팎에선 민주당의 새로운 당 대표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추세다.

김한길 대세론 vs 범주류 단일화

이번 당대표 경선의 최대 관심사는 ‘김한길 대세론’과 맞서는 강기정·이용섭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다.

김 후보는 비주류 세력의 좌장 격 인물로 경선레이스 시작 전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일찌감치 ‘대세론’을 확장해 왔다.

특히 친노(친노무현)·범주류 세력의 지지를 받아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여겨졌던 신계륜 후보의 ‘컷 탈락’ 이후로는 당 안팎에서 김 후보의 독주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출마 선언이 늦어 불리한 싸움이긴 했지만 신 후보 탈락에는 지난해 총·대선 패배에 대한 친노·범주류 책임론이 작용했고 김 후보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강·이 후보의 중량감이 크지 않다는 점도 김 후보로의 쏠림현상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범주류 측이 당권을 거머쥐려면 후보 단일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강·이 후보를 향한 단일화 압박 수위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 내에서는 충격적인 ‘컷 탈락’의 쓴맛을 본 친노·범주류가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재결집에 나서는 기류가 감지된다.

단일화와 범주류 재결집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이번 경선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현재로선 강·이 후보가 단일화에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광주 출신의 3선과 재선인 강·이 후보 모두 내년 광주시장 선거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어 단일화 셈법이 복잡할 수밖에 없고, 과연 범주류 결집을 통해 ‘김한길 바람’을 넘어설 수 있느냐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잖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양측은 당대표뿐 아니라 광주의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서도 경쟁하고 있어 서로 후보직을 양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강·이 후보의 이러한 사정은 김 의원에게 플러스 알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김 후보는 범주류측의 후보 단일화야말로 계파 패권주의로 회귀하는 구태라고 강하게 비판해 왔다.

예비 경선의 최대 이변, 신계륜 탈락

당 안팎에서는 이번 당대표 예비경선에서 김한길 의원과 함께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신계륜 의원이 탈락한 것을 놓고 이변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당초 신 의원은 김한길 의원과 ‘2강’으로 평가받으면서 무난히 예비경선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용섭 의원에게 역전을 당해 결국 본경선 진출에 실패했다.

신 의원 본인은 탈락 직후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겸허한 반응을 보였지만 당내에선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486그룹 출신으로 노동계 지원까지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 의원의 탈락에 의외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신 의원의 패인으로는 우선 이용섭 의원의 선전이 꼽힌다.

이 의원은 4명의 당 대표 후보 중 가장 먼저(3월5일) 경선 출마를 선언했고 이후 예비경선 유권자인 중앙위원들과 접촉해왔다.

이에 따라 한달 이상 늦은 시점인 지난 7일 출마한 신 의원을 득표활동 면에서 압도한 것으로 풀이됐다.

아울러 신 의원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당내 범주류 세력 중 일부가 이 의원을 지지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이 의원은 전국 각지의 기초단체장이나 원외지역위원장들의 지지를 신 의원에 비해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강기정 의원의 지지세력과 신 의원의 지지세력이 상당수 겹쳤다는 점도 패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강 의원이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을 76명이나 만나면서 부지런히 득표 활동을 한 결과 신 의원에게 갈 표 중 상당수가 강 의원에게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아가 강 의원이 지난해 6·9전당대회 당시에도 4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등 저력을 갖고 있다는 점 역시 신 의원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서는 신 의원의 탈락을 ‘예견됐던 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언론에서는 ‘486 맏형’, ‘민평련 대표’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 그룹에서는 신 의원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던 걸로 안다”며 패배를 예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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