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경남도청 옥상서 기습 고공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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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 반대” 경남도청 옥상서 기습 고공농성
  • 강시내 기자
  • 승인 2013.04.1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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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사직서’ 통보 반발…도·경찰 당혹, 홍 지사 “강제로 끌어내리진 마라”

▲ 경남도청 신관 5층 옥상의 통신철탑에서 고공농성중인 박석용(오른쪽)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 지부장과 강수동(왼쪽) 민주노총 경남본부 진주지부장이 17일 오전 지상에 있는 노조원들에게 무사히 있다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들은 전날 오후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철탑에 올라갔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진주의료원 노조원 등 2명이 도청 옥상에서 기습 고공농성에 들어간 가운데 경남도와 경찰이 사태 수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박석용 보건노조 진주의료원 지부장과 강수동 민주노총 경남본부 진주지부장은 지난 16일 오후 5시 40분께 도청 신관 옥상 20m 높이 통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최근 도청과 그 주변에서 진주의료원 사태와 관련한 집회 등이 계속된 탓에 도청 출입문마다 청원경찰이 배치되거나 출입문을 봉쇄한 상태였지만 이들이 들어갈 때는 아무런 제지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탑으로 향하는 옥상에도 잠금장치가 없었다고 농성자들은 주장했다. 농성자들은 지난 16일까지 노조원 가운데 65명이 명예·조기퇴직을 신청했는데도 경남도가 ‘전원 사직서를 내라’고 하는 등 계속 압박하자 이에 반발, 통신탑으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계획한 농성이 아니었기에 물, 식량, 침낭 등도 전혀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올라갔다는 게 박 지부장 등의 말이다. 박석용 지부장은 당뇨 등 지병이 있어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경찰에 지원을 요청했고, 경찰이 이를 받아들여 물과 식량 등을 올려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 옥상에 에어매트 3개와 안전매트 25개를 설치하고 건물 주변에 100여 명의 인력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남도는 도청 건물에서 고공농성이 시작되자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홍준표 도지사가 건물 경비에 신경을 쓰라고 수차례 지시했는데도 이런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도청의 한 관계자는 “옥상으로 향하는 문 입구에 와이어를 감아뒀는데 농성자들이 이를 끊고 올라갔다. 증거 사진도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철탑 농성 시작 당일 저녁 사태 수습을 위해 경찰과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농성이 시작되자 경비를 더욱 강화했다. 정장수 도지사 언론특보는 홍 지사가 “스스로 내려올 때까진 어떤 강제적 조치도 하지 말라”며, “불법점거지만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이불이나 식사 등 행정적 지원을 다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진주의료원 해산을 명시한 조례 개정안이 처리될 예정인 경남도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천주교 마산교구 안명옥 주교 등이 홍 지사를 만나 중재에 나서는 등 폐업을 막아보려는 각계의 움직임이 이어지는 한편에선 대규모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긴장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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