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책임론, 홍콩보안법 강행에 국제적 신뢰 하락 위기
中에 의존한 기업들…코로나 셧다운으로 GVC 허점 드러나
보호주의 목소리 확산…美 ‘中배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추진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 강행 등으로 중국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확산된 자국 보호주의가 ‘세계의 공장’ 중국으로부터 엑소더스(대탈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거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적 고립이 확산될 경우 경제적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의 위험성을 보여줬다. 세계 중간재 수출에서 13%(2018년 기준)을 차지하는 중국의 공장들이 멈추자 글로벌 산업까지 함께 흔들린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글로벌 공급체인(GVC) 관리의 허점이 들어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중국에서부터 시작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 시장 리스크는 어느 때보다 고조된 상태다. 이와 맞물려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로서 응당한 책임을 요구하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가 커져 중국의 국제정치적 리스크도 확대됐다.
최근에는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주장해 온 미국에 유럽연합(EU)이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EU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정기총회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직한 국제적인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깊이 있는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국이 홍콩보안법 처리를 강행해 국제사회로부터의 비판은 커지고 있다. 홍콩보안법 처리에 대한 보복조치로 미국은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 철폐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이 1992년부터 홍콩에 보장해온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의 특별대우를 철회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유럽도 중국의 홍콩보안법 처리 강행에 우려를 표시했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회원국을 대표한 선언문에서 “EU는 이번 중국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번 결정은 국제적 약속 유지에 대한 중국의 의지에 대해 추가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의 경제적·외교적 고립을 가속화하기 위해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산업 공급망 재편도 추진 중이다. 자신의 우방국들로만 구성된 ‘경제번영 네트워크(Economic Prosperity Network)’ 구상을 미국이 공개한 것이다.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경제번영 네트워크’는 민감한 산업 영역에서 신뢰할 수 있는 특정 국가들과 기업들을 묶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의 글로벌 경제 안보 전략의 핵심은 자유 진영을 보호하는 공급망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 공산당의 은폐·강압·포섭이라는 세 가지 전략은 결과적으로 ‘퍼펙트 스톰’을 불러왔다”고 부연해 중국을 겨냥한 것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차지하는 전 세계 경제 비중이 높기에 탈중국이 급격히 진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전 세계에서 보호 무역주의가 확산되고,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중국을 다르게 바라보기에 공장 이전,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한 중국 의존도 낮추기를 고민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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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주의 목소리 확산…美 ‘中배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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