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일보] ‘소생의 계절’ 산은 맑은 공기, 아름다운 풍광 등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맘때쯤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산불이다.
화순군 공직자들은 주말과 휴일을 모두 반납하고 이동 순찰 등 비상 근무를 하며 산불 예방 활동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산림청이 최근 10년(2010~2019)간 발생한 산불 현황을 분석한 결과, 봄에 일어난 산불이 압도적으로 많다. 1년 평균 발생 산불 440건을 분석했더니 봄(3~5월) 254건으로 58%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겨울(12~2월) 103건(23%), 여름(6~8월) 48건(11%), 가을(9~11월) 35건(8%)이었다.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봄철은 대형 산불 발생 위험도 가장 높다.
산림청이 매년 2월부터 5월까지(봄철), 11월부터 12월까지(가을철)를 특별하게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하고 산불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화순군 역시 예찰은 물론 캠페인 등 예방 활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는 통행량이 많은 주요 국도변 터널 37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전체 가구(2만6200)에 안내문을 보내 경각심을 높이고 산불 예방 동참을 유도했다.
300개 마을에서 ‘소각 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캠페인’ 서약을 받아 ‘주민참여형 예방’ 활동을 펼쳤다. 산불의 주요 원인인 산림 인근 논·밭두렁 태우기, 농산폐기물과 생활폐기물 태우기를 없애기 위한 노력이다.
예찰과 산불 신속 대응 체계도 강화했다. 화순군은 ‘예찰 강화·현장 중심’ 예방 원칙에 따라 ‘산불 전문 예방 진화대’를 운영하고 있다. 비상 대기, 현장 중심의 이동 순찰 체계로 전환해 불법 소각 행위 단속, 산불 발생 시 조기 발견·신속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산림이 인접한 곳에서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산림청이 산불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등산객·논과 밭두렁 태우기·쓰레기 태우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년 평균 발생 산불 440건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입산자 실화(152건·35%)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논·밭두렁(71건·16%)과 쓰레기 태우기(62건·14%) 등 소각 산불이 30%를 차지했다. 자연 발화가 아닌 사람의 부주의가 원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요즘 화순에서는 귀향하거나 잠시 일손을 도와주러 온 외지인, 귀농·귀촌인의 불법 소각행위가 빈번하다. 불법 소각 행위가 산불로 번지지 않더라도 그 자체가 명백한 불법이다. 관행이라지만, 산림보호법에 따라 과태료 부과 등 처분을 받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
화순군은 군민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2019년~2020년 농촌 지역 단속을 강화했다. 불법 소각 행위 88건을 적발하고 과태료 2476만 원을 부과했다. 불법 소각 행위가 산불로 번지면,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 등 무거운 처벌이 따른다.
주민의 불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화순군의 단속과 처분이 산불을 단 한 건이라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면, 단속을 더욱더 강하게 할 것이다. ‘항상 하던 것인데, 나 하나쯤이야’, ‘지금은 바람이 불지 않으니 괜찮을 거야’ 등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런 생각이 화마를 부른다.
등산객 역시 성냥, 라이터 등을 가지고 입산하거나 산 속 취사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일어난 화재가 매년 6000건 이상이라고 하니, 산 속 흡연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 가늠할 수 있다.
등산객뿐 아니라 산나물 무단 채취자, 묘 이장객 등으로 인한 담뱃불 실화도 자주 발생한다. 흡연 후 무의식적으로 버리는 담배꽁초 하나가 산 하나를 통째로 태워버리기도 한다.
올해 안동 산불과 고성 산불, 지난해 고성-속초 산불이 우리 화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화마가 우리에게서 무엇을 빼앗아 가는지, 얼마나 큰 상처를 남기는지 앞선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화순은 전체 면적의 73.2%가 산림이다. 산불은 한순간에 산림 자원, 재산과 귀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피해를 준다. 매년 화순군, 소방서 등은 산불 예방을 위해 순찰을 다니며 캠페인과 예찰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주민 참여가 없다면 공염불이다.
산불은 인재(人災)다. 공직자, 관계기관 관계자뿐 아니라 주민이 함께 참여해 산불 예방에 나선다면, ‘산불 없는 화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