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 3社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35.3%로 中 34.2%, 일본 25.1% 앞서
코로나19 끝나면 중국 맹추격 전망…전문가들 “기술력 강화하고 공급처 더 늘려야”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우리나라 전기차 2차 전지(배터리) 업체들의 전세계 배터리 점유율 합계가 중국과 일본 업체들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들의 유럽 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과 공급처 다각화 효과로 해석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끝나면 중국의 맹추격이 예상된다.
1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4월 전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6.6기가와트(GWh)의 배터리를 공급해 25.5%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5.6%(5위)와 4.2%(7위)의 시장점유율로 10위 안에 들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배터리 3사 모두 규모를 키워가면서 전세계 시장점유율 합계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전세계 시장점유율 합계는 지난 2018년 11.8%, 지난해 15.8%였지만 올해(1~4월)는 35.3%로 두 배 이상 늘었다. 10위권에 속한 경쟁사 중 중국(5개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34.2%, 일본(2개사)은 25.1%로 한국이 앞섰다.
올해들어 LG화학이 월간 배터리 점유율에서 여러 번 1위를 했고, 이번 조사에서 3사 누계로 중국과 일본 업체들을 앞지르는 등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내재적 요인으로, 한국 배터리 3사는 유럽의 전폭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꾸준히 공급처를 늘려왔다. 최근 LG화학이 미국 GM과 배터리셀 합작법인을 만드는 등 공급처 확대는 현재 진행형이다.
외재적 요인으로는 중국의 부진을 들 수 있다.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중국 정부의 보호 아래 자국 내 전기차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국 내수가 전방위적인 침체 위기를 겪으면서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다만 코로나19가 완전한 진정세에 들어가면 시장 규모 상 가장 큰 권역인 중국 내수 회복으로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재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1~4월 LG화학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지만 4월 한 달만 놓고 보면 2위(18.2%)로, 1위인 중국 CATL(34.9%)의 절반 수준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시장은 2~3월에 크게 침체된 이후 4월부터 다소 회복됐는데, 중국 내수 시장이 정상화되면 이런 경향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이 기술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어 한국 업체들이 상승세를 지속하려면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 기술력 향상과 공급처 확대 전략을 동시에 써야 할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조사라는게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은 반영되지 않는다. 현재도 중국 업체들이 맹추격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술력을 강화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