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둔화에 코로나19 겹쳐 실업률 증가…청년 실업률 최악
최저임금 상승 요구 등 고용 악화 우려…경제성장률 회복 동반돼야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와 함께 경제성장률의 확연한 둔화로 고용 위기라는 또 다른 과제를 얻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이 점쳐지는 가운데 실업자 감소와 고용증대를 위해 기업 실적 개선과 함께 경제성장률 회복이 우선 과제로 떠오른다.
5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성장률 1%p 상승 시 실업률 감소 효과는 지난 2008년 –0.07%p로 저점을 찍은 이후 2019년 4분기에는 –0.23%p까지 증가해 성장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에서 경제성장률 1%에 대한 실업률 변화는 0.13~0.18%p 수준의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연구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기침체 시 고용감소는 경기상승 시 고용증가보다 크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 쇼크로 인한 경기침체에서 나타난 고용 쇼크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과거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에 실업률이 7.0%까지 치솟고, 실업자가 92.2만명 증가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의 방역 시스템이 성공을 거두며 미국과 같이 13~14%대의 실업률이 나타나거나 가파른 실업률 상승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에도 경제성장률이 2%대가 예상되는 등 경기 회복 전망이 긍정적인 편이 아니어서 가파른 경제 회복과 고용증가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고용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평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비대면 시스템 도입과 자동화·무인화로의 전환은 관련 고용인원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고용인원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신규 실업자 수는 전년 대비 10만7000명이 늘어난 73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실업자 수는 1999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청년 실업률도 문제다. 5월 15~29세 청년 실업자는 42만6000명으로 실업률은 10.2%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단기 아르바이트 일감이 줄어들면서 실업률도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노동계에서 큰 폭의 최저임금 상승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상승은 이미 저소득 일자리 감소 등 고용감소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증명된 바 있다.
재계에서는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경제성장률 회복과 함께 기업 실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산업계는 반도체 산업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2분기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적자가 예상되고, 조선업계는 수주 절벽으로 희망퇴직이 이어지고 있다. 또 자동차산업도 수출 절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정상화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의 동반침체,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한국 경제의 특수성,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한국은 이미 실물경제 침체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V자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정부의 차원의 고용안정 대책과 경제복원을 위한 기업생태계 보전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