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이달부터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여행이 사실상 막히면서 국내로 휴가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을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달 들어 해수욕장은 일일 방문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8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4일 43개 해수욕장이 동시 개장해, 해수욕장 이용객이 평일보다 5배 수준으로 늘었다. 무엇보다 대형 해수욕장에 전체 방문객의 95%가 몰리는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 국토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야간에 해수욕장에서의 음주 및 취식 행위를 금지하는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루 중 해수욕장 운영이 종료되는 오후 6∼7시부터 운영을 재개하는 다음 날 오전 9∼10시까지를 야간 시간대로 삼아 행정명령을 내린다.
야간에 백사장에 이용객이 모여 앉아 음식 등을 먹을 경우 밀접 접촉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집합제한 행정명령이 내려지는 기간은 해수욕장 개장일부터 폐장일까지다.
행정명령 대상은 지난해 이용객 30만명 이상인 대형 해수욕장으로 부산 해운대, 강릉 경포 등 전국 21곳이다. 충남은 대천·무창포 등 6개 해수욕장에 대해 이달 4일 집합제한 명령을 발령했고, 7일간 계도기간을 거쳐 10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부산과 강원은 집합제한 행정명령 발령 준비와 계도기간을 거쳐 이달 셋째 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각 시·도는 경찰 등과 함께 합동 단속을 벌여, 행정명령을 어길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지방자치단체도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달 29일 발열 확인과 손목밴드를 착용한 사람만 해수욕장 입장을 허용하는 방역대책을 발표했다. 샤워장과 탈의실 같은 편의시설 이용자는 전자출입명부를 작성하도록 했다. 전남 지역 14개 해수욕장은 사전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유명 휴가지의 경우 마스크 미착용 등 벌써 부터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이 무너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는 관리 요원들이 마스크를 직접 지급하기까지 했지만, 외국인들은 이를 무시하고 주머니나 가방에 넣기도 했다.
보령 대천 해수욕장에서도 발열 검사 후 손목밴드를 나눠줬지만 개장 전에 입장한 피서객들은 발열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화장실이나 샤워실 등 공중구역에서 줄서기 간격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