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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금복권이 인기다. 한 번에 목돈을 받아쓰는 것보다 매월 임대수익처럼 받는 게 노후 대비 수단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매달 연금처럼 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 상품이 있다.
당장 올해부터 노령층에 진입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부모와 자녀 부양의 이중 책임을 감당하느라 제대로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기초연금부터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같은 다층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충분치 못하다.
올해 노령 인구는 전체의 15.7%로 불과 20년 전의 7.2%에서 2배 이상 높아졌고 50년 정도 후엔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기대수명이 90세까지 높아지면 60세에 은퇴하고 30년간 생계를 꾸려가야 한다.
당첨 확률이 희박한 연금복권을 사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인 대안인 셈이다. 실제로 개인 재산의 60~70%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독특한 자산 구조에 최근 몇 년간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주택연금을 통해 받을 수 있는 연금 액수가 늘어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 2334명이던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2011년 4350명 △2012년 7286명 △2013년 1만2299명 △2014년 1만7595명 △2015년 2만2634명 △2016년 2만9120명 △2017년 3만9429명 △2018년 4만9815명 △2019년 6만52명 등 2016년 이후 1만명 넘게 증가했다.
올해 3월 기준으로는 7만3421명을 기록, 1분기에만 1만3369명이 늘었다.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상승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이 커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격 추이를 살피며 주택연금 가입 시기를 저울질하는 수요가 적지 않다. 이들에겐 지방의 주택을 추천할 만하다. 다주택자가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보유 주택 합산 가격이 9억원 이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실거주 요건도 있다. 다만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살면서 보증금 없이 주택 일부를 월세로 주고 있으면 가입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여행객이 늘었고 단기임대와 같은 여행용 임대상품도 활성화되어 투자환경이 좋은 편이다.
미래가치가 높은 지방에선 가격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은퇴자가 당장 수중에 있는 건 집 한 채뿐이라면 복권보다는 주택연금에 관심을 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