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현장은 전쟁터 … 정치적 생각은 사치
[매일일보] 시장이 된지 2년이 조금 넘었다. 여러 감회가 있지만 요즘 특히 조금만이라도 상대방을 생각하는 배려지심이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작년부터 시작된 여러 재난은 1년 가까이 진행 중이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 코로나, 장마, 코로나 재확산, 태풍 등 재난의 연속이고 그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은 정말 혹사당하고 있다.
요즘 상황이 어렵다 보니 참을성도 많이 약해져서인지 맘에 안 들면 전화로 소리치시는 분들. 툭하면 시청에 와서 소란을 피워 거의 오후 내내 일을 못하게 하는 분들 등등 다양하다. 물론 고생한다고 간식도 사오고 카드도 써서 보내 주시는 분들도 있지만.
코로나19의 방역현장도 삶의 현장이라 다양한 장면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현장을 가까이서 보면 전쟁터와 같다. 특히 이번에 코로나가 재확산 된 10여일은 더욱 그렇다. 코로나19 검사, 확진자 관리, 확진자 동선 확인, 자가격리자 관리, 해외입국자 관리, 각종 민원 응대 등을 소수의 인원으로 처리하고 있어 숨 가쁘다.
반년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방역 직원들은 휴일도 없이 사무실을 지키고 있어 극도의 피로를 호소하고 있고, 요즘처럼 무더운 날에 방호복을 입고 선별진료소를 지키고 있는 이들은 탈수 증상까지 보이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평택의 코로나19 상황은 최근 악화됐다. 초기 발생한 2월부터 8월까지 미군 및 해외입국 사례를 제외한 평택의 지역사회 감염자는 25명이었고, 94일 동안 지역사회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재확산이 시작된 8월15일부터 10여일 사이 30여명의 지역사회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 기간 보건소 직원들의 업무량은 폭발했고, 이들의 일터는 말 그대로 전쟁터였다. 8월 15일을 전후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해 ‘경기 역학조사관’이 평택에 내려오지 못하자 보건소 직원들이 이들의 업무까지 떠안아야 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심리적인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 현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수많은 민원 그 자체도 사람을 지치게 하고 욕을 섞어가면서 직원들에게 고함을 지르는 악성 민원인들도 많아 직원들이 그야말로 ‘번아웃’되고,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직원도 많고 몸이 많이 망가져 병가를 낸 직원들도 있다. 오히려 병가를 낼 수 있는 직원은 다행일지도 모른다.
어느 직원은 코로나의 ‘코’자만 들어도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불안감을 느끼고,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하루를 두려워하는 직원도 많다.
이런 와중에 한 언론사가 8‧15서울 집회와 관련해 ‘민노총 집회 확진자를 광화문 집회자라 발표’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여당 소속 단체장의 지방자치단체가 민노총 집회 참석 확진자를 광화문 집회 참석 확진자로 둔갑시켜 발표했다는 것이 기사의 골자였다. 결국 평택시가 정치적 의도로 조작을 했다는 것인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평택에서는 그날 확진자가 11명이나 무더기로 나왔다. 광화문 집회 관련자가 65번 환자를 제외하고 4명이나 되는 평택시로서는 하루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날이었다. 22일 전후는 보건소로서는 정말 엄청 바쁜 날이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