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대구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는 무섭게 확산했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19 2차 확산도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뉴스를 보았다. 그러나 어느 나라에서도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었다는 기사는 보이지도 검색 되지도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종교의 이면을 자주 본다. 종교가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가 되고, 목회자와 교인이 슈퍼전파자가 된 경우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개신교 지도자들과 만남에서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며 비대면 예배지침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자, 개신교계는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어째서 다른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보다 자신들의 대면 예배를 더 중시할까. 신도 수만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개신교계의 입장이 이렇다면 코로나19 확산은 막을 길이 없다.
어디 그 뿐인가. 코로나19가 2차 확산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전공의, 전임의는 파업을 선택했다. 지난주 정부여당과 의사협회 간 밤샘 협상 타결을 통해 마무리될 것으로 보였던 파업사태는 아직도 전공의들이 현장에 언제 복귀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전공의들이 단체행동을 접기로 했다는데 “파업이 끝난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단계적 파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고 가다듬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또 의대생들은 국가고시 응시 거부 운동을 지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이들은 파업 당시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비대면 진료 도입, 한방첩약 급여화 등 정부의 4대 관련 정책을 문제 삼았다.
이번 전공의, 전임의 파업과 이에 동조하는 의대 교수들을 보면서 연간 400명씩, 지금보다 10% 정도 정원을 늘리고 그중 300명을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된 지방의 ‘지역의사’로 근무하게 하는 일이 절체절명의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파업을 벌일 정도로 잘못된 정책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또한 비대면 진료 확대나 한방첩약 급여화에 대해 의사들은 비과학적이고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하는데,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비대면 진료나 한방치료를 받을 사람은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우려한 대로 확산세를 잡지 못할 경우 하루 1000~2000명의 감염자가 나오는 최악의 상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도 언제든 현실화될 수 있다. 거리두기 3단계가 실시되면 전체 취업자의 25% 수준인 600만 명에 육박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견뎌낼 수 있을까.
한국은행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자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0.2%에서 -1.3%로 크게 낮췄다. 성장률이 0.5%포인트 떨어지면 일자리가 68만개 사라진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수도권에서 2주만 시행해도 성장률이 연간 0.2~0.4%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런데 의사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서 파업을 하고 종교인들은 우리 사회의 패닉을 외면한 채, 대면 예배에 목숨을 걸었다고 말하고 있다. 코로나19는 대한민국 공동체에 선택을 압박하고 있다. 지금은 공동체를 위한 선택이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