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영화 ‘시네마 천국’과 ‘미션’의 주제 음악을 만든 영화음악계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의 사망 원인은 고관절 골절(Hip Fracture)이다. 일반적으로 고관절 골절 환자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경우와 같이 사고 발생 후 만 2년 이내에 20~30%가 사망한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환자 상담을 하다 보면 고관절 골절 회복에 도움이 되는 한약 처방을 문의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고관절 골절이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매우 높은 노인들의 공중 사회보건 문제이기 때문이다.
고관절 골절은 허벅지 뼈(대퇴골)의 위쪽 끝(골두)이나 목 부분(경부)에서 발생되는 골절을 뜻한다. 주로 낙상이 원인이 되는데 골다공증이 심한 노인들의 경우 이전 상태로의 완전 회복이 매우 더디고 어렵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의료비 증가와 가족에 대한 환자들의 의존성 증가, 사망률 증가 등과 높은 관련성이 있다. 다만 고관절 골절 회복에 도움이 되는 과학적 근거를 갖춘 한약처방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저명한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약리학’(Frontiers in pharmacology)에서 출간된 ‘고관절 골절 환자들의 전체 사망률/재입원율/재수술율 위험도를 낮추는 한의약적 치료법의 임상적 효과 분석’ 논문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적절한 한의약적 치료법을 고관절 골절 회복에 적극 활용했을 때 △전체 사망률 감소 △재입원율 감소 △재수술 감소 등과 통계적으로 모두 유의미하고 뚜렷한 상관성이 존재했다.
또한 고관절 골절 환자들에게 가장 많이 활용된 한약 처방 패턴은 두충(杜沖), 골쇄보(骨碎補), 속단(續斷) 등이 포함된 독활기생탕(獨活生存湯)이나 소경활혈탕(疎經舒筋活血湯)이었다. 그 중에서도 속단이 고관절 골절 회복과 치료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한약임을 밝혀냈다.
‘두 배 빠른 골절 회복’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특허 한약 '접골탕(接骨湯)'의 핵심적인 한약재인 당귀(當歸)도 뼈세포 증식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도출된 바 있다. 당귀는 고관절 골절 환자의 수술 후 회복에도 많은 임상적 활용이 가능하다.
결국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고관절 골절 수술 이후의 대안적 치료법으로 한의약적 치료법의 임상적 가치가 다시 한번 과학적으로 증명됐다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