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지금 우리는 시대의 가치가 전환되는 한복판에 서 있다.
우리 모두가 직접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전 세계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가 만든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올해 5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17.1ppm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세계 곳곳에서 이상기온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손꼽히는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는 지난 6월 역대 최고기온인 38℃를 기록, 폭염으로 펄펄 끓어오르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소리 없는 재앙이라 불리는 지구온난화는 시간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지구의 온도는 빙하기를 거쳐 1만 년 동안 지구 온도 4도 올랐는데 산업화 후엔 100년 만에 1도 상승하여 25배 이상의 기온상승이 일어났다.
기온이 2도 이상 올라가게 되면 지구는 자연 회복력을 잃게 된다. 북극의 빙하는 이제 예전 상태로 복원은 거의 불가능하고, 2030년에는 북극의 얼음이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해수면이 평균 6m 상승해 전 세계의 많은 해안도시가 물에 잠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금 상태로 유지하면 2060년경에 2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고 인류 문명의 붕괴가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 하기도 한다.
특히 기후변화의 영향은 농업에 있어 현재 거의 전부분에 걸쳐져 있으며, 그 파급 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농업생산기술의 취약성을 품목별로 분석한 결과 우리의 주식인 쌀의 경우 기후변화로 잠재수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지난 10월 8일 ‘2020년 쌀 예상생산량 조사 결과’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쌀 생산량이 363만1000t으로 지난해보다 3%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계청은 재배 면적이 줄어든 데다가, 기록적인 장마와 잦은 태풍 영향을 받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전국의 벼 재배면적은 72만6432ha로 지난해보다 0.5% 감소했고, 10a당 생산량은 500kg으로 지난해보다 2.5% 줄었다.
농업인들이 느끼는 피해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 최소 15~20%, 피해가 심한 지역은 생산량이 지난해 대비 30% 넘게 줄어든 곳들도 많고, 그마저도 지역별 편차가 크다는 게 농업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산시는 전국 3위의 경지면적과 충남 2위의 쌀 생산량을 자랑한다.
특히 여의도 면적의 40배의 크기인 서산 간척지는 우리시 전체 경지 면적의 약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간척지에는 9월 18일 이후 지금까지 비가 내리지 않고 있으며,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 탓에 잎이 마르고 고사하여 벼 알이 여물지 않아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019년 기준 서산시의 단위면적(10a)당 쌀 생산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서산시는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인 대산공단 등 화학산업과 자동차산업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동안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의 자연이 훼손되어 왔던 게 사실이며, 그 결과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피해라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왔다.
앞으로 우리가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환경의 가치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서산시는 지난 10월 23일 충남 최초로 환경교육도시 선언을 했다. 환경교육을 통해 시민의 환경문제 해결 역량을 강화하여 지속가능한 서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농업을 위해서라도 환경을 중시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世上之大本)' 농업은 만사의 뿌리이며, 농업인이 없으면 아무도 살수 없다.
앞으로 우리가 환경을 중심으로 노력해 나갈 때 우리의 농업과 우리의 서산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산시의회의원 장갑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