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일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무공천 방침을 번복하고 당헌을 개정해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87%에 이르는 압도적인 찬성률을 기록한 온라인 전당원 투표 결과를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투표율이 26%로 3분의 1에 그치면서 유효투표율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이틀간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21만1804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은 86.64%, 반대는 13.36%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문재인 당대표 시절 제정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 96조 2항을 개정하게 됐다. 이번 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률을 기록한 데에는 내년 보궐선거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당원들이 지도부 결정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수치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비례연합정당 창당에 대한 전당원 투표의 찬성률(74.1%)보다 높다. 그러나 26.35%라는 투표율을 두고 유효투표율 미달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는 비례연합정당 창당 전당원 투표율(24만1559명 참여, 투표율 30.6%)보다도 낮은 수치다. 민주당 당규 제2호 '당원 및 당비규정'에 따르면, 전당원 투표의 유효투표율은 '전당원 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투표'로 규정돼 있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이 구축한 모바일투표 플랫폼을 이용해 당원들의 의견을 묻고자 하는 투표였다"며 "당규에 명시된 규정은 권리당원의 청구로 이뤄지는 전당원투표에 관한 것으로 지난 주말에 당이 실시한 전당원투표와는 별개의 조항이므로 이번 투표는 유효투표 조항 적용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민주당이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전당원 투표를 통해 고비를 넘긴다는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말 바꾸기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당원들에게 책임을 미룬 민주당 지도부의 비겁한 행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규상 의결정족수도 차지 않았는데 절차가 아니라 의지를 묻는 투표이기에 괜찮다는 변명도 일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