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독감백신 불안감 떨치고 예방접종을
상태바
[기고] 독감백신 불안감 떨치고 예방접종을
  • 매일일보
  • 승인 2020.11.03 1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박근종
[매일일보] 세계 경제에 이중 침체의 ‘더블딥(double dip) 공포’가 드리우면서 미국과 유럽 증시가 동반 급락하는 가운데 좀처럼 코로나19는 사그라들 기미는커녕 오히려 기승만 부리고 있어 참으로 답답하고 위중하고 심각하다. 당연히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 민생고통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월 28일 103명, 29일 125명, 30일 114명, 31일 127명, 11월 1일 124명으로 닷새째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요양·정신병원 등 취약시설뿐 아니라 사우나·헬스장과 가족·지인 모임, 직장·학교·학원 등 일상 공간에서의 집단감염 확산 탓일 터다. 10월 31일의 ‘핼러윈 데이’와 막판 단풍 행렬도 재유행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기온이 떨어지면서 유행성 독감(influenza)의 계절이 성큼 다가오자 코로나19와 독감(influenza)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와 독감(influenza)은 둘 다 호흡기 감염 질환으로 발열, 기침, 인후통 등 흡사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 환자와 독감 환자의 구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들이 서로 뒤섞이게 되면 의료‧방역 체계에 혼란과 마비가 올 수 있다. 따라서 방역 당국은 무료 독감 예방접종 시기를 앞당기고 대상자도 청소년까지 확대했다. 또한, 무료접종 대상이 아니라도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접종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독감백신 일부가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어 국가예방접종사업이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독감백신은 생물학적 제제로 고온에서는 단백질 함량이 낮아져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에 생산부터 접종까지 적정온도(2~8℃)를 유지하는 저온 유통의 콜드체인(cold chain)이 철저히 유지되어야 한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접종 이후 사망자가 발생하는 일은 예전에도 종종 있었지만, 올해는 83건으로 급증하고 있어 국민은 불안해하고 더러는 백신 접종을 주저하거나 포기하는 백신 기피(vaccine hesitancy)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은 기초조사, 역학조사, 부검 결과를 검토하여 △대표적 백신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등 이상 반응 추정 소견이 없고 △심혈관계 질환, 뇌혈관계 질환, 당뇨, 간경화, 부정맥, 만성폐질환, 암 등 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크며 △부검 결과 대동맥 박리, 뇌출혈, 폐동맥 혈전색전증 등 명백한 다른 사인이 있고, △사망자와 같은 날 동일 제품의 백신을 접종한 대다수가 중증 이상 반응 사례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백신이나 예방접종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밝히고 “특정 백신을 재검정하거나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단계가 아니다.”는 입장이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10월 26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독감백신 예방접종과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라면서 "보건당국이 전문가들과 함께 검토하여 내린 결론과 발표를 신뢰해 달라"고 말했고,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직접 릴레이 백신 접종에 나서며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감염학의 대가'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이러한 독감백신 논란상황을 크게 우려하고, “독감백신이야말로 백신의 두 가지 요건인 안전성과 효과가 높게 인정된 것인 만큼 꼭 접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고,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도 “안전벨트를 맨다고 교통사고가 안 나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가 날 확률과 사고가 났을 때 위험을 줄이는 것처럼, 백신도 독감에 걸릴 확률과 걸렸을 때 위험을 줄여준다.”라고 강조하며, “특히 6개월 이하 신생아는 독감 예방접종을 할 수 없기에, 임신부가 접종을 하는 것이 아이를 보호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에 의하면 독감과 폐렴은 두 질환 모두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서 중증감염으로 발현될 수도 있으므로 독감 예방접종을 할 때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함께하면 폐렴 예방에 있어 더욱 효과적이라 한다. 독감 예방접종은 되도록 건강상태가 좋은 날 오전 중에 받는 것이 좋으며, 접종 대기 중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예진 시 아픈 증상이나 평소에 앓고 있는 만성질환, 알레르기 병력은 반드시 의료인에게 알리고, 접종 후에는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충분히 관찰하고, 고열이나 호흡곤란, 심한 현기증이나 두드러기가 나타나면 즉시 접종의료기관이나 보건소 또는 119에 연락하여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영국 공중보건국(Public Health England, PHE)은 최근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병원을 찾은 환자 1만9천여명을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아무런 바이러스도 감염되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독감만 걸렸을 때는 사망률이 5%, 코로나19만 걸렸을 때는 사망률이 27% 더 높아졌는데 독감과 코로나19 모두 감염됐을 때는 사망률이 43%로 치솟는다고 한다. 그렇다. 독감(influenza) 예방접종은 겨울철 단순한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한 것만이 아닌 코로나19와의 동시에 창궐하는 트윈데믹(twindemic)으로 인한 방역 당국과 의료시스템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대혼란을 막아 결국 코로나19 퇴치의 첩경임도 각별 유념하여 불안감을 떨치고 예방접종을 받아야 할 것이다.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박근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