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우격다짐 추진...그럴 순 없다"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 1차 후보 추천이 마무리되는 9일 여야는 각각 공수처장 후보 요건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중립·공정·강단을, 국민의힘은 중립·독립·소신을 제시했다. 표현상으로는 비슷하지만 실제 뜻하는 바는 정반대일 개연성이 높다. 여당은 "이달 안에 공수처장이 임명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눈 감고 동의하라는 거냐"며 반발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장 후보 1차 추천시한이 오늘이다. 후보추천위원회가 중립적이고 공정하며 강단 있는 공수처장 후보를 찾아주길 바란다"며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더는 저버리지 않도록 추천위가 향후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 이달 안에 공수처장이 임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최근 검찰이 정부 정책을 수사하며 국정에 개입하는 정치 행태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당시 검찰개혁을 좌절시키려 했던 정권 흔들기용 정치수사를 되풀이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의 정치개입 행위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구태"라며 "정치 개입과 검찰권 남용, 제 식구 감싸기 등 비리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수처는 반드시 출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발이 늦어진 만큼 11월 내 후보 추천을 완료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임해달라"며 야당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야당 측 추천위원인 임정혁·이헌 변호사가 각각 2명씩 4명의 공수처장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밝히면서 바람직한 후보상으로 중립·독립·소신을 제시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임정혁·이헌 위원 두 분이 각각 두 분씩 추천한 것으로 이야기 들었다"며 "중립적·독립적이며 권력의 비리를 주저 없이 척결할 수 있는 소신을 가진 분들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11월 내 공수처장 임명을 마무리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민주당이 왜 저렇게 성급한지 모르겠다. 우선 우리 당에 거부권이 있고 이를 행사하려면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며 "검증을 한 뒤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인데 우격다짐으로 11월 안에 추진하는 것은 자기들이 추천한 사람을 눈감고 동의하라는 말밖에 더 되겠는가. 그럴 수는 없다"고 했다.
한편, 변협은 이날 공수처장 후보로 판사 출신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검사 출신인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한명관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했다. 변협은 정치적 중립성 및 독립성, 수사능력과 정의감 등을 후보 추천 기준으로 지난 3월부터 적임자를 추천받아 상당 기간에 걸쳐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