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적벽가’ 완창 발표회 개최…지난 14일 오후 2시 고창 동리국악당
스승 김일권 명창, 실기와 이론을 함께 갖춘 전통예인의 대들보가 되기 격려
[매일일보 김은정 기자]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목을 풀면서 뱃심과 공력을 길러왔다. 일과시간은 학예연구사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소리연습은 새벽이나 밤중에 하다 보니 체력관리가 제일 관건이었다. 사설을 막힘없이 외워야 하고, 장단의 짜임새와 청(Key)을 유지하는 일, 더늠을 구사하는 일 등 적지 않은 과정이다. 판소리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이 다 그런 것 아니겠냐”며 “짧은 유행가 한 대목도 몇 백번 몇 천 번 불러야 내 몸에 달라붙고 맛을 낼 수 있는 것처럼 예술은 완성이 없고, 다만 매진하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전라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 학예연구팀장 김정태의 말이다.
전라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 학예연구팀장으로 소리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김정태가 고창 동리국악당 무대에 판소리꾼으로 섰다.
김정태 ‘적벽가’ 완창 발표회가 지난 14일 오후 2시 고창 동리국악당에서 열렸다.
이날 완창 발표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객석 띄어앉기(공연장 총 객석수의 50% 미만만 제한적으로 운영)와 마스크 착용 및 문진표 작성 등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진행됐다.
정회천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교수의 사회로 문을 연 발표회는 첫 대목 ‘도원결의(桃園結義)와 삼고초려(三顧草廬)’를 시작으로 ▲공명출사(孔明出仕)와 장판교 싸움 대목 ▲천여척 전선(千餘隻 戰船)과 군사설움타령 ▲공명이 동남풍 비는 대목 ▲조자룡 활 쏘는 대목 등으로 이어졌다.
2부에서는 ▲주요공명의 군사분발(軍士分撥) ▲적벽화전(赤壁火戰)과 새타령 대목 ▲ 조조가 화용도로 도망가는 대목 ▲조조가 군사 점고하는 대목 ▲조조가 관운장에게 빌려가는 대목 등을 장장 세 시간에 걸쳐 소화했다. 고수는 이상호 전북도립국악원 고법반 교수가 맡았다.
특히 '새타령'은 조조가 적벽화전에서 패하고 도망갈 때 죽은 군사들이 원조라는 새가 되어 조조를 원망하는 지저귐을 다양한 풍자로 표현한 대목으로 남성의 중후한 성음에 호소력이 더해져 조조의 슬픔을 구성있게 표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날 완창한 적벽가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박봉술-김일구-김정태로 이어지는 동편제 송판 적벽가로 현재 가장 널리 불리는 바디다. 적벽가는 영웅호걸들의 전쟁에 관한 내용이 주된 내용인 만큼 호기 있고 위엄 있게 부르는 동편제에 걸맞고, 송판 적벽가는 우조성음과 대마디대장단을 주로 사용하는 소리로 숙달된 기량과 고도의 수련을 거쳐 박진감 있는 맛을 낼 수 있는 고난도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발표자 김정태 스승인 김일권 명창은 "적벽가는 처절한 전쟁을 다룬 사설로 추임새와 너름새 보다 긴장을 강화시키는 소리로 짜여져 창자도 청중도 마음을 졸이며 듣게 되는 판소리 오바탕 중에서도 어려운 소리다"며 "이번 완창 발표회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학습에 매진하여 실기자로 예능을 연마하고 연구자로서 학문에 정진하여 실기와 이론을 함께 갖춘 전통예인의 대들보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