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정수 기자]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우리 어머님이 무슨 음식하실까요? 어머님 혹시 무말랭이 김치 담그시게요?” 17일 유튜브 삼매경에 빠져있는 칠곡군 동명면으로 귀농한 농업인 손향남(42·여) 씨의 목소리다.
‘농튜버(농민 유튜버)’ 손 씨는 시어머니 정경태(67) 씨와 지난 6월부터 전통 농촌 음식을 만드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소득을 증대시키고 있다. 이들은 깐깐한 시어머니와 서툰 며느리 컨셉으로 유튜브 채널 ‘손마마TV’을 개설한 지 6개월 만에 포털 메인화면에 노출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시어머니는 직접 요리를 하고 며느리는 촬영과 편집을 담당하고 있다.
손마마TV 인기 비결은 경상도 사투리로 풀어가는 구수한 입담과 전통 방식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전 과정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데 있다. 특히 시골밥상과 웰빙 푸드에 관심이 많은 주부층의 반응이 뜨겁다.
손 씨는 밭일하다가도 시어머니가 음식을 하면 핸드폰을 들고 수시로 영상을 촬영하고 늦은 저녁 시간이면 영상편집 기술을 배우기 위해 밤잠까지 설치기도 한다. 이들이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부터 고부간의 갈등도 말끔하게 사라지고 친딸처럼 허물없이 지내게 됐다.
지금까지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활용해 무말랭이 김치, 오이소박이, 소고기 가지구이, 콩잎 물김치 담그기 등의 다양한 음식 조리과정을 담은 영상을 제작했다. 손마마TV를 개설한 것은 도시 소비자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손 씨는 시어머니와 함께 ‘태장고’라는 상표로 토종 콩을 볏짚에 엮어 야외 장독대 항아리에서 3년 숙성시킨 된장, 고추장 등의 장류를 판매하고 있다.
손마마TV를 통해 농산물 재배와 음식 조리 전 과정을 공개해 친환경 먹거리의 중요성과 자신들이 판매하는 장류의 우수성을 알렸다. 최근 이러한 간접 마케팅 효과에 힘입어 매출이 3배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손 씨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농촌과 농업도 유튜브 마케팅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칠곡군농업기술센터가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이 큰 힘이 되고 있다.”라며 “앞으로 더 좋은 영상을 공유하면서 주변 농가들과 함께 온라인 영향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농촌 지역에는 신선한 농산물은 물론이고 전원생활, 고향의 정서, 마을의 이야기와 문화 등 다양한 유튜브 소재가 있다”며 “농업6차산업화와 더불어 정보화 교육, 비대면 마케팅교육 등을 통해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 홍보에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