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수고등학교 교장 조철규
[매일일보] 여수시 모 인터넷 신문에 개제된 ‘3여 합의사항인 통합 청사 건립을 반대하는 의원들은 사퇴하라! 그리고 여수를 떠나라!’는 칼럼을 읽고 다음과 같이 반론을 제시하여 여수시 통합 청사 건립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로, 통합 청사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청사 통합이 1997년 3여 통합 당시의 약속이니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마도 그 당시는 3여 청사를 통합하자는 안이 타당성이 있었을 것이다.
당시와 같은 아날로그 시대에는 청사가 분산되어 있음으로 해서 시간적, 공간적 제약 때문에 업무 추진이나 의사결정 과정에 지장이 많았고, 물적 손실 또한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가 하는 일을 처리하는 세상이 되었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져 5G의 시대가 되었으며, 휴대폰, 화상기기, 유튜브, SNS, 드론 등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시간, 공간을 초월하여 일 처리를 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가 되었다. 그러므로 약속이라 할지라도 아날로그 시대의 그 약속은 폐기 시켜야 마땅하다.
실제로 지금은 모든 관청에서 전자문서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민원을 해결한다. 인터넷으로 전국의 학생들이 각자 집에서 서로 상대방을 보며 대면수업처럼 온라인 수업을 한다.
모 방송 연예프로에서 보듯이 트롯 가수와 시청자가 진행자 쪽은 현장에서, 시청자 쪽은 각각의 가정에서 생동감 있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세상이다. 그뿐인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에서 인터넷 뱅킹을 하고 은행에 가지 않는다.
각국의 정상들이 각자 자기 나라 집무실에서 원격 화상을 이용한 국제회의까지 한다. 이미 드론이 도서지역의 택배 업무를 성공적으로 처리하여 실용화단계가 멀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앞으로는 민원인이 관청에 일 보기 위해 직접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는 디지털 세상이 된 것이다.
공무원들도 현재의 분산된 장소에서 굳이 이동할 필요 없이 얼마든지 회의를 할 수 있고 업무 수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전체회의나 간부회의를 화상회의로 하면 되고, 지시 전달도 화상통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서 하면 된다. 세상이 이렇게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사를 통합하기 위해서 새로운 청사를 짓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셋째로, 여수시의 현재 상태가 복합, 집적화 시대에 어긋나며 도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행정 조직은 집적화가 아니라 분산화 하는 것이 대세이다. 이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그러하다.
행정 수도로 정부 행정부서를 옮기고, 국회의사당까지 지방으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또 주차장 확보에 드는 예산이 얼마며, 시청 주변의 주차 환경은 어떻게 되며, 웅천 지역 교통체증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아마도 심각한 교통 체증 때문에 시민들의 불만의 원성이 하늘을 찌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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