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모르면 뺏긴다”…적극적으로 ‘지식재산권’ 보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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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모르면 뺏긴다”…적극적으로 ‘지식재산권’ 보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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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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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주 지심특허법률사무소 이사
황윤주 지심특허법률사무소 이사
[매일일보 기고] 2011년부터 시작된 삼성과 애플의 전면적인 특허 전쟁으로 일반 시민들도 특허의 개념과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게 됐다. 자산 가치 650억 달러, 가입자 수 9억여 명, 매출 40억 달러를 넘는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소셜 네트워크’를 살펴보면, 윙클보스라는 쌍둥이 형제가 아이디어를 들고 마크에게 찾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마크에게 코딩을 부탁하기 위해서다.
마크는 참신한 아이디어에 제안을 수락했지만, 곧 윙클보스 형제를 따돌리며 페이스북을 만들기 시작한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는 큰 부자가 되며, 이들 형제는 마크에게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걸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식재산권 침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이디어와 동기를 부여한 것은 윙클보스 형제지만, 이것을 실제로 구현하고 발전시킨 알고리즘을 짠 사람은 마크이기 때문에 윙클보스가 소송을 걸어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미국은 발명자에게 우선적으로 권리를 부여하는 ‘선발명주의’를 고수하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마크에게 권리가 있음을 인정했다. 페이스북 사례처럼 지식재산권의 경우, 아이디어만으로는 권리를 인정받을 수 없으며, 아이디어가 누구의 손을 거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방법, 원리, 구조를 적용한 발명자에게 권리를 인정해 주게 된다.
2014년 국가별 특허 출원 건수 증가율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에서는 유명 브랜드 자동차, 화장품, 전자제품, 음식, 약 등 ‘짝퉁(高仿)’으로 유통되지 않는 물품 종류가 없을 정도로 불법 짝퉁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이처럼 질이 떨어지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달콤함에 중국인들은 한동안 짝퉁 딜레마에 빠졌었다. 그렇다보니 지식재산권, 특허 침해가 자주 발생해 개인 및 기업의 창의적인 시도를 좌절시키는 분위기가 형성됐는데, 중국 현지 기업들이나 우리나라 기업들도 특허권 신청의 실효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 이런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짝퉁 공장’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최근 중국 정부는 질적 성장을 중심으로 하는 ‘신창타이(新常)’ 시대를 내세웠고 지적재산권 보호와 특허 출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14년 12월에 ‘국가지식재산권 전략 심화실시 행동계획’을 발표한 후 중국에서는 실용신안권을 출원하고 등록하는 절차가 훨씬 수월해졌다. 이에 힘입어 중국에서는 한 해에 약 90만 건의 실용신안권 등록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 기업이 국내에서 등록한 실용신안권이 1만 건, 중국에서 등록한 실용신안권이 254건에 그친다는 사실을 보면 수적으로도 큰 차이가 난다.  특허권 분쟁심판은 실용신안권의 특성상 제품마다 엇비슷해 최근 중국 내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따라서 우리 기업들도 중국에 진출하기 전 특허권을 미리미리 신청해놓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가 중국에 뺏긴 상표권만 3000건에 달한다. 우리가 특허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할 이유가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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